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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에 악수. 그동안 이정재의 행보를 놓고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비아냥거렸다. 영화 ‘태풍’이 그랬고, 드라마 ‘에어시티’도 이에 일조했다. 그런 그가 드라마 ‘트리플’로 2년만에 안방을 찾았다. “예전엔 작품을 고르는데 매우 까다로웠어요. 다 준비돼 있는 상태에 저만 들어가고 싶었죠. 그런데 최근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사람들과 함께 준비하는 것도 의미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트리플’은 ‘커피프린스’를 만든 이윤정 PD, 이정아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드라마다. ‘국민스포츠’로 부상한 피겨스케이팅과 광고업계를 주무대로 했고, 이정재, 이선균, 윤계상, 김하나, 민효린 등 배우들의 중량감도 묵직하다. 10%를 밑도는 초반 시청률이 실망스러울만 하다. “시청률이 낮으면 촬영장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어야하는데, 다들 마냥 재밌다고 촬영하고 있어요. 시청률은 참 애매모호해요. 드라마 초반부는 재미를 주기 위한 장치들이 많았는데도 시청률이 낮았어요.” 드라마가 중반부를 향해 달려갈 수록 등장인물 간의 애정관계도 복잡다단해진다. 극중 이하나(최수인)의 전 남편인 이정재는 13살 아래인 민효린(하루)과 사랑에 빠진다. 냉정하지만 속 깊은 그가 밝고 순수한 하루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하루가 고3이니 노골적인 러브신이 있을진 모르겠어요. 이윤정PD에게 물어보니 ‘감정 자체는 진하게 갈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하루가 옆에 와서 잠을 자도 동생이라는 생각밖에 안드는게 문제에요. 꿈틀하는 감정이 생겨야하는데 말이죠.” 다부진 몸매, 탄탄한 근육,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남자. 과거의 이정재가 이랬다면, 요즘 그는 금방이라도 동네 마트에서 마주칠 듯 푸근하다. 운동량을 줄여 근육이 풀어졌고, 목소리는 한톤 가라앉았다. 수많은 팬들이 달려들어도 왠만해선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 자신보다 주위를 더 많이 둘러보게 된 것도 또 다른 변화다. 요즘 이정재는 카메라만 꺼지면 금세 장난기가 발동한다. 과거의 그가 ‘분위기 잡는 남자’였다면, 요즘 그는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이다. “연기를 할 때도 극중 배역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데 신경을 많이 써요. 같은 대사라도 뉘앙스를 어떻게 달리하느냐에 따라 배역들 간의 관계가 사뭇 달라지거든요.” 김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