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해진 내실… 공격경영 가속도 붙었다

올 상반기는 한인은행권에 있어 오랜만에 밝은 분위기가 비춰진 시기였다. 금융위기의 긴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여러 어려움을 이겨낸 한인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대부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는 이제 영업력을 키우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실제로 몇몇 은행들은 사상 최대 분기 순익을 1분기에 기록하는 등 좋은 스타트를 끊었고 이러한 분위기는 상반기 내내 이어졌고 후반기에도 상승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희소식이 가득했던 올해 상반기 한인은행권을 돌아본다.

▲ 금융위기 후 첫 흑자 1분기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 중인 14개 한인은행들은 올해 1분기에 6004만4천달러의 분기 순익을 올렸다. 이는 금융위기 발발이후 처음으로 1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1분기에 대부분의 은행들이 흑자를 기록했으나 윌셔은행과 태평양은행이 대대적인 부실정리를 하면서 전체적으로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고 2408만달러의 손실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1분기는 BBCN뱅크가 2563만8천달러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한인은행권 사상 최대 분기 순익을 기록했고 윌셔은행도 1714만달러의 순익을 올려 역시 은행 창립이후 최대 분기 순익을 기록했다. 한미은행도 877만9천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비상장은행 중에서도 신한뱅크아메리카와 태평양은행, 커먼웰스은행, 그리고 오픈뱅크가 100만달러가 넘는 분기순익을 올렸다.

아직 실적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2분기 실적 전망은 밝다. 1분기 보다 많은 순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지난해 2분기 3295만달러 수준은 충분히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연이은 TARP 상환 및 제재 탈출

흑자 규모가 커진 것과 함께 한인은행권에는 올 상반기에 그동안 경영 및 영업적인 면에서 발목을 잡았던 감독국 제재와 구제금융자금(TARP)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해 큰 호재로 작용했다.

우선 감독국 제재의 경우 지난해 BBCN뱅크로 통합되기 전 중앙은행과 나라은행이 연달아 제재에서 벗어나더니 올해는 오픈뱅크와 윌셔은행이 감독국 제재에서 벗어났고 한미은행은 제재 수위를 크게 낮췄다.

오픈뱅크는 지난해 12월29일자로 FDIC로부터 받았던 은행 개선명령 ‘C&D’(Cease and Desist)로부터 벗어났다. 오픈뱅크는 지난 2008년 2월과 2009년 8월에 두차례에 걸쳐 C&D를 받은 바 있는데 이들 행정제재에서 모두 풀린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오픈은 다운타운에 지점 개설을 추진하는등 지점 개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윌셔은행은 지난해 5월 6일 FDIC와 DFI로부터 받았던 MOU 합의에서 지난 5월18일자로 벗어났다. 윌셔는 1년만에 MOU에서 탈출해 윌셔는 한인은행 중에서 최단시간내에 감독국 제재에서 벗어난 은행이 됐다.

큰 어려움을 이겨낸 뒤 꾸준한 실적향상과 자본비율 향상을 이뤄낸 한미은행도 지난 5월 파이널오더였던 제재를 MOU로 낮췄다.

그동안 상환시기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TARP 상환도 마침내 올 상반기에 시작됐다. 윌셔은행은 한인은행 중 맨 먼저 상환했다. 윌셔는 지난 3월 재무부의 TARP 경매대상에 선정된 뒤 경매에 직접 참여해 낙찰을 받아 6만주에 대한 상환을 맞췄다. 이어 BBCN뱅크가 지난달 1억2200만달러에 달하는 TARP자금을 다 갚았다. 이들 상환으로 윌셔와 BBCN은 흑자 규모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한인은행들의 TARP 상환도 이어질 전망이다.

▲ 주가 상승했지만 기대치에는 아직

한인은행들의 실적과 자산건전성이 개선되면서 한인은행들의 주가에도 적지 않게 반영됐다. BBCN의 경우 올해 9.77달러로 시작한 주가가 상반기 마지막 장인 6월29일 종가는 10.89달러를 기록해 올해 11.46%의 상승률을 보였다. 한미도 7.72달러로 시작해 10.48달러까지 올라 35.75%의 상승을 가져왔고 3.78달러였던 윌셔도 상반기를 5.47달러로 마쳐 44.71%나 주가가 올랐다. 이들 은행의 상승폭은 KBW 은행지수의 상반기 상승폭인 12.59% 보다 높은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가격면에서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은행들의 실적에 비해 주가에 반영되는 것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 또한번의 한국은행권의 미국 진출 실패

지난해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가 끝내 무산된데 이어 올해에는 새한은행을 인수하려 했던 한국의 하나금융의 미국 진출이 무산됐다. 하나금융과 새한뱅콥은 지난 2월10일 하나금융이 새한측이 새로 발행하는 신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새한의 전체 지분의 51%에 해당하는 지분을 인수하는데 합의했고 이 인수 건은 한국과 미국 감독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빠르면 2분기 안에 인수 완료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감독국 승인까지 가기도 전에 양측이 신주 가격을 두고 이견을 보여 결국 최종 접촉에서도 합의하지 못해 결국 MOU가 해지되면서 인수가 무산됐다.

▲ 대출 생산이 관건

올해 상반기에는 한인은행들의 대출 유치 경쟁이 다시 치열해졌다. 그동안 부실정리 등으로 움추렸던 한인은행들은 이제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서 앞다퉈 우량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행장들까지 직접 나서서 영업 활동에 나서는 등 그야말로 발로 뛰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쟁이 후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 대출 생산 규모가 후반기 은행들의 실적에서도 희비를 갈라 놓을 전망이다. 특히 은행들은 론오피서 확보전에 들어가고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영업망 확충에도 나서고 있는데 윌셔는 뉴저지에 지점 개설을 계획하고 있고 태평양은행은 시카고와 애틀랜타에 대출사무소를 개설했으며 커먼웰스는 아예 본사를 한인타운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처럼 영업력 경쟁이 시작되면서 일부에서는 예전처럼 과잉 경쟁으로 인해 또다른 부실대출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로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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