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지슈터를 꿈꾸는 60대 청춘들

▲정년퇴직 후 골프의 에이지슈터를 꿈꾸며 동부로부터 미국대륙횡단을 하고 지난달 LA에 도착한 DAS팀 멤버들이 캠핑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최금호 단장, 장기풍 사무총장, 양기종 대표선수, 설병상 서기.       ⓒ2012 Koreaheraldbiz.com
골프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쯤 ‘에이지슈터(Age Shooter)’를 꿈꾸게 마련이다. 에이지 슈터는 18홀을 도는 동안 자신의 나이만큼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나이가 어릴 수록 에이지슈터는 상상조차 할 수 없고 반대로 나이가 들면 비거리가 현격하게 짧아지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븐파로 에이지슈터에 성공하려면 70세가 넘어야 하니 어떻게 보면 에이지슈터라는 것은 프로가 아닌 이상 도달하기 힘든 무모한 목표일 지 모른다.

하지만 에이지슈터를 꿈꾸며 태평양 바다를 건너 온 이들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보성고등학교를 68년에 졸업한 DAS(Dreaming Age Shooter)팀 멤버 4명. 40여년의 우정을 간진한 이들은 지난 9월10일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11월11일 샌프란시시코를 출발해 한국으로 돌아가기까지 6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직접 캠핑카를 몰고 약 11만km의 대륙횡단을 하며 50여회의 골프 라운딩을 가졌다. 페블비치를 비롯해 미국에서 내노라하는 유명골프장들을 모두 챙겼다.

사업가 출신인 DAS 팀의 최금호 단장은 “남들이 보면 돈 자랑을 하며 미국까지 넘어 와 골프를 친다고 할 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아직도 정열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인데 사회적으로 퇴물 취급을 받는 게 싫었다.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달여 동안 들어간 비용은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미국 왕복 비행기 값을 포함해 1인당 1200만원 정도가 들었다. 그렇다고 잠을 캠핑카에서 잔 것도 아니다. 다음 날 일정을 위해 모텔급 이상의 숙소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했고 맛있는 식당도 부지런히 찾아 다녔다.

삼미와 대우 등에서 근무한 장기풍 사무총장은 “보통 한국에서 골프를 치려면 최소 25만원 정도는 잡아야 하는데 50번 라운딩을 한다고 치면 1250만원이 되니 이번 미국 여행이 결코 비싸지 않더라”고 말했다.

DAS 팀들의 행적은 서기인 설병상 씨가 꼼꼼히 기록했고 네이버 카페 ‘다스팀(http://cafe.naver.com/bfandchoi)’에서 확인할 수 있다.

4명 중 가장 골프 실력이 뛰어난 현대건설 출신의 양기종 씨는 “비록 에이지슈터 달성에 실패했지만 친구들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유익한 일정이었다. 조만간 부부 동반으로 다시 대륙횡단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언젠가 에이지슈터가 되면 꼭 연락할 겁니다. 그 때도 꼭 기사 실어주세요”라며 미소를 짓는 최금호 단장은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손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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