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수퍼 7개월만에 어바인 매장 철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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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 내추럴마켓 3만5000스퀘어피트의 매장 안에 자리잡고 있는 대형 유기농 야채 섹션.

아씨수퍼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야심차게 오픈했던 어바인 지역의 유기농 전문 ‘내추럴마켓’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말 어바인 우드브릿지 센터 내 3만5천 스퀘어피트 규모에 오픈했던 ‘아씨 내추럴마켓’은 출범 당시부터 줄곧 매출 부진에 시달려 온 끝에 불과 7개월여만에 문을 닫게 되는 셈이다. 이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한인 수퍼마켓 간의 경쟁과 소매경기 불황의 한 단면으로 받아들여져 식품 도매업계와 한인마켓업자들은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씨수퍼측은 최근 중국계와 인도계 마켓 업자들과 매각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다른 한인마켓을 상대로도 장소 양도를 논의했으나 거래가격 차가 너무 커 원만한 협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씨수퍼측은 ‘내추럴마켓’에 4백만달러 이상을 투입했으나 최근 매각 협상 과정에서 250만달러 정도의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는 게 마켓업계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의 말이다. 아씨수퍼측은 일부 납품업체에 어바인 내추럴 마켓 매장의 미지급 대금을 LA 아씨수퍼 매장과 동일한 어카운트로 통합해 지불하겠다고 통보, 어바인에서 철수할 것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아씨수퍼가 의욕적으로 진출한 어바인 매장은 대형 유기농 야채와 과일 전문섹션을 갖춘데다 정육코너는 ‘CAB’ 라이센스를 획득해 자연방목된 초이스등급 이상의 최상급 육류를 취급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타인종 고객층으로 한인마켓의 목표시장을 넓힐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인근 지역 거주민의 소비 패턴은 LA보다 더 값싼 제품을 중심으로 식료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나 ‘내추럴 마켓’이 추구한 고급화 전략이 먹혀들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거환경도 좋고 교육열도 높은 어바인 지역 주민이 유기농을 비롯한 값비싼 먹거리를 선호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크게 다르다”며 “어바인은 렌트비나 주택 구입 가격도 비싸고 사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 보니 식료품 지출 규모가 클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아씨수퍼측의 어바인 내추럴 마켓 매장 매각 추진을 경영 합리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LA에 위치한 한인 마켓 중 가장 접근성이 좋은 노른자위에 있는 한인타운 아씨수퍼점에 역략을 집중하고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아씨수퍼 이승철 사장은 “어바인 매장의 매출이 예상보다 낮아 경영합리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어바인 매장의)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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