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유호준PD “20년 다녀도 신입PD라 할 것 같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지난 9일 방송된 KBS ‘1박2일‘서울시간여행편은 여전히 감동의 여운이 남아있다. 기획이 좋으면 억지로 웃기려고 노력을 안해도 재미와 감동이 따라온다는 사실도 알려주었다.

‘1박2일’시즌3의 유호준 PD에게 어떻게 그렇게 멋있는 기획을 할 수 있었냐고 물어봤다.

”설날 촬영으로 서울에서만 찍어야 했다. 서울에서 찍는다면 시간여행으로 하겠다는 생각은 미리 해두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것은 과제가 떨어지고 나서 생각했다.“

서울편은 이미 ‘1박2일‘에서 한 번 했던 기획이다. 강호동은 광장시장에서 갖가지 음식을 먹으며 다양한 리액션을 펼쳤고, 김종민은 북촌한옥마을에서 사진들을 찍었다. 은지원은 이항복의 별장으로 추정되는 백사실 계곡에 갔다. 이수근은 북악산 성곽길을 찾았고, 이승기는 이화마을에서 천사 날개 사진을 찍었다. 


유호준 PD는 “오래 된 것이 좋고 지난친 개발을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 내게도 있다"면서 ”하지만 그런 생각들을 너무 대놓고 얘기하거나 교양적인 분위기로 흐르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여행편에서 (대학로 학림다방과 장충동 태극당, 연지동 대호빌딩, 중랑천 살곶이 다리, 중구 정동의 배재학당, 중명전을 찾아가는) 전반부는 재미있지 못했다”면서 “후반부 제작이 잘 돼서 다행이었다"고 회고했다.

후반부는 멤버 두 명씩 짝을 지어 명동성당과 남산, 창경궁으로 가게 해 ‘환희’와 ‘열정‘, ‘고독’을 테마로 각각 사진을 찍어오라고 주문한 미션이었다.

멤버들의 부모가 과거 그 곳에서 찍은 사진과 매치시키려면 어느 정도 연출이 필요했다.

“멤버 부모님들에게 받은 사진의 장소를 멤버들이 기억할 리 없기 때문에 그 장소에서 사진을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함께 간 PD들의 몫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멤버들이 눈치를 채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들이 과거 찍었던 그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왔다. PD들이 촬영하면서 ‘이 곳은 어때‘ 하면서 눈치를 채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해서 김주혁과 차태현, 김종민이 사진을 찍었던 각각의 장소(명동성당, 남산 팔강정, 창경궁)에서 찍었던 자신의 부모님 사진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과거와 만나게 함으로써 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여행이 됐다.

유호준 PD는 어느덧 7년차 PD다. 그런데도 네티즌들은 신입PD라고 한다. 입사하고 처음 맡은 ‘1박2일‘ 촬영장에서 강호동에게 몰래카메라로 호되게 당했던 신고식, 그 때의 느낌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유호준 PD는 “20년을 다녀도 신입PD라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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