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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매장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의류 체인 포에버21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지난 19일자에서 포에버21의 매장 확대 정책이 오히려 손해를 불러 올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에버21 아직 기업 공개를 하지 않아 정확한 매출이나 수익을 산출하기 어렵지만 최근 18개월 동안 새로 문을 열거나 폐점한 매장들의 추이를 봤을때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WSJ는 추정했다.
가장 큰 문제는 무리하게 커진 매장에 있다는 데 있다. 포에버21은 매장을 채울 상품을 갖추기도 전에 기존 보다 2~3배에 달하는 초대형 매장을 서둘러 열고 있다는 것이다.
포에버21은 지난 2001년 당시만해도 생소한 대형 매장과 빠른 유행주기의 값싼 제품이라는 전략으로 1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만에 대형 의류 유통 업체들을 압박하는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2001년 2만 스퀘어피트(sqft)로 시작된 매장 확장 전략은 2008년 백화점 체인인 머빈스(Mervyns)의 15개 지역 임대권을 인수한 이후 그 규모를 4배로 키웠다.
이후 뉴욕 타임스퀘어에 9만 sqft 규모로 매장 덩치를 키운 이후 샌프란스시코에는 9만4000sqft까지 늘렸다. 이후 라스베가스에서는 12만7000sqft라는 초대형 규모로 매장 규모를 늘렸다.
WSJ는 같은 상권에 있는 갭(Gap)매장에 비해 두배나 규모가 큰 포에버21의 매장이 있지만 방문 고객수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은 경우를 흔히 볼수 있다고 전했다.
30대 주부 에스더 로빈스씨는 “뉴저지에 있는 포에버21의 대형 매장을 방문했지만 빈손으로 나왔다. 그 넓은 공간을 꼼꼼히 다니면서 원하는 옷을 살만큼 시간적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 지 모르겠다”며 “매장 공간이 크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빈스씨의 사례처럼 포에버21이 매장 크기를 절반 이하로 줄여도 기존과 비슷한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포에버21측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전세계 650개가 넘는 매장에서 지난해 보다 15%가량 늘어난 45억 달러 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순익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포에버21은 올해 문을 연 초저가 매장은 F21레드를 비롯해 내년에도 새로운 의류 분야로 사업 영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에버21에 대한 지적에 대해 한인 의류업계에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LA지역 한인의류업계의 가장 큰 거래처인 포에버21이 에어로 포스탈을 비롯한 일부 의류 유통업체들처럼 매장수나 규모를 줄이는 긴축 재정에 나설 경우 납품량 감소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반응이다.
한인의류협회 이윤세 회장은 “의류 유통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한인 의류업계는 과거처럼 좋은 가격에 제품을 잘 만드는데 그치지 말고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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