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은행들 해외 수익 비중 보잘 것없다…1~7% 그쳐

신한뱅크아메리카
한국의 은행들이 해외에서조차 동포사회나 지상사 대상 영업에 치중, 자본시장 업무에 집중하는 일본이나 호주 은행들에 비해 연간 수익의 비중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신한뱅크 아메리카가 지난 6월1일 토랜스지점 오프닝 행사.

한국의 은행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가증권 운용 등 현지 자본시장을 겨냥하기보다는 주로 현지 동포와 한국 기업 지상사를 대상으로 한 영업에 치중한 결과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조차 제한된 시장을 놓고 한국계 은행끼리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해외 은행의 신흥국 진출전략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주요 은행이 거둔 해외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은행별로 1~7%에 불과하다. 외환은행이 7.0%로 그나마 가장 높고 그다음이 신한 5.8%, 우리 3.7%, 하나 1.8%, KB국민 1.1% 순이다.

이런 실적은 내수시장 포화와 저금리라는 비슷한 환경에 처한 일본·호주 은행들의 해외진출 성과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일본 은행들의 해외수익 비중은 30%에 달한다. 호주 은행들도 영국, 미국, 아시아지역에서 연수익의 16~17%를 거둬들이고 있다.

이는 일본과 호주 은행이 해외 유가증권 투자 등 자본시장 업무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반면 한국계 은행의 해외 유가증권 투자 실적은 역주행하고 있다. 한국계 은행들의 해외부문 총자산은 2010년 564억5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873억3천만 달러로 54.7% 늘었는데 이는 주로 예금(85억3천만 달러)과 대출(126억3천만 달러) 증가 때문이었다. 총자산 중 유가증권 규모는 54억5천만 달러에서 50억8천만 달러로 오히려 6.8%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자산 가운데 유가증권 비율은 2010년 9.7%에서 작년 5.8%로 낮아졌다.

해외부문 순영업이익 중 유가증권 투자로 발생한 이익은 2천만 달러(1.0%)에 불과했다. 그러나 일본의 해외 진출 은행들은 전체 영업이익 중 유가증권 관련 수익 비중이 1999년 19.0%에서 2002년 25.0%로 증가한 이후 25%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 연구소 주윤신 수석연구원은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은행들은 인력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외부 전문가를 유치하는 등 해외 유가증권 운용 및 발행 업무와 관련된 우수인력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지 정부기관 및 대형 금융회사와의 연계 강화 등을 통해 투자대상 발굴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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