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두 달전 한 남자를 만났다. 그는 자신을 국내 모 그룹 오너 3세의 ‘수행기사’라고 소개했다. 국내 그룹 오너들의 비밀에 대한 고백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를 포함한 총 31명의 수행기사로부터 믿기 힘든 증언이 쏟아졌다. 이들 중 대다수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정·재계의 유명인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A그룹 수행기사는 “이런 인터뷰가 방송에 나간다고 해서 무슨 변화가 있을까요?”라며 회의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용기를 내어 카메라 앞에서 그들이 ‘모셨던 분’들의 특권과 반칙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 대에 10만 원씩, 열 대 맞으면 100만 원을 퇴근할 때 정산해준다고 하더라고요.”
“교통법규를 잘 안 지켜서 과태료만 1년에 1,200만 원이라는데, 딱지 끊으면 오히려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분도 있었어요.”(재벌 3세 수행기사의 인터뷰 中)
취재 중 만난 한 수행기사는 적지 않은 수의 기업들에 VIP를 위한 특별한 매뉴얼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그 매뉴얼은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서 준비된 것으로, 수행기사들에게는 일종의 법이었다. B그룹의 경우, 무려 130페이지가 넘는 매뉴얼을 기사에게 교육하기도 했다.
수소문 끝에 제작진은 이 매뉴얼을 입수할 수 있었다. 수행기사들 사이에서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한 기업의 젊은 오너를 위한 것이었다. ‘본의 아니게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절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실언하실 경우, 곧이곧대로 듣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등 VIP 매뉴얼 속에는 일반인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이야기들이 있었다.
국내 굴지의 한 대기업에는 직원들만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 있다. 언제부턴가 사장님의 비서인 ‘미스터 리’가 누군가의 이력서를 들고 온다는 것이다. 그가 이력서를 내미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이 기업에 ‘촉탁사원’으로 채용됐다. 그런데 채용 후 회사 내에서 이들의 얼굴을 본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 석연찮다.
취재 결과, 이런 방식으로 채용된 사람 중에는 연예인, 성악가, 모델 등 다양한 이력의 여성들이 포함됐음이 확인됐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이력과는 전혀 무관한 곳에 채용돼 인사 기록상 존재했지만, 실제로 출근하지는 않았다.
그녀들은 어떻게 치열한 경쟁을 거치지 않고 입사할 수 있었던 것인지, 과연 어떤 일을 한 것인지, 또 제작진이 어렵게 만난 취재원들이 알려온 그녀들의 미스터리한 배후를 알아본다.
한편, 취재가 진행되는 도중 해당 기업의 불법 행위를 알고 있다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서류봉투가 도착했다. 그 기업의 오너가 돈을 버는 방식을 알려주는 비밀스러운 문서가 들어있었다.
’특권’ 뒤에 숨어 법의 테두리를 넘나드는 이들이 생각하는 ‘정의’와 31명의수행기사들이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정의’는 무엇인지, 12일 밤 11시 10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그들의 입을 통해 ‘정의’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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