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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동·서부 대도시에 비해 외국인 투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미국 3대 도시 시카고 부동산 시장에 해외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14일 경제전문 매체 ‘시카고 비즈니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카고 지역에서 사들인 상업용 부동산 총액은 32억 7천만 달러로, 이전 최고치인 2013년의 21억 8천만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미국 전체적으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입한 개발용지·사무실·소매점·호텔·임대전용 아파트·산업용 부지 등 부동산 총액 규모는 869억 2천만 달러로, 장기 불황이 시작되기 직전 미국 부동산 거품이 정점에 달했던 2007년의 477억 7천만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금년 시카고 부동산 시장의 외국인 투자 규모는 미국 내 4위로, 지난해 8위에서 4단계나 껑충 뛰어올랐다.
외국인 투자가 가장 많이 몰린 도시는 뉴욕, 특히 맨해튼(268억 1천만 달러)이었고, 2위 LA(40억 3천만 달러), 3위 워싱턴DC(34억 3천만 달러), 시카고에 이은 5위는 보스턴(28억 7천만 달러)이었다.
시카고 부동산 시장의 외국인 투자자를 국가별로 분류하면 1위는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이 지난 4월 뉴욕 KTR 캐피털 파트너스를 인수하면서 시카고 지역에서 총 9억 8천670만 달러 규모의 산업용 부동산을 소유하게 됐다. 이어 2위는 캐나다(5억 1천570만 달러), 3위는 싱가포르(4억 7천560만 달러), 4위 한국, 5위 영국 순이었다.
한국은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지난 9월 ‘BMO 해리스 뱅크 센터’를 3억 1천440만 달러에 매입하면서 4위에 올랐다.
런던에 기반을 둔 부동산투자업체 ‘마이어 버그먼’은 시카고 최대 쇼핑가 미시간애비뉴의 나이키 매장을 포함한 상가건물을 2억 9천500만 달러에 사들였고, 독일 뮌헨의 부동산투자업체 ‘GLL리얼에스테이트파트너스’는 도심 사무용 건물 2채를 각 1억 8천500만 달러, 7천500만 달러에 구입했다.
또 스페인 최대 부호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미시간호변 인근의 에스콰이어 극장을 1억 7천600만 달러에, 중국의 자동차 부품회사 완시앙 그룹은 최고급 호텔 ‘왈도르프 애스터리어’를 1억 1천190만 달러에 각각 인수했다.2015년 시카고 지역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지금까지 총 202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외국인 매입자 점유율은 약 16%에 달한다.
미국 전체로 보면 총 4천654억 4천만 달러 가운데 외국인 매입자 점유율은 19% 수준이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뉴욕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NCA)의 짐 코스텔로 부사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잘 알려진 대도시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자금 출처를 밝히는 것”이라고 전했다.그는 미국 부동산 시장에 외국인 투자가 급증한 이유로 “금리가 낮고 대출이 용이하다는 점,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 등을 꼽으면서 “동·서부 대도시에 부동산 투자가 몰리면서 가격이 다시 거품 수준으로 뛴 것도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거품이 덜한 시카고로 관심을 돌리게 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