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차 탄 것처럼’…광고업계도 VR 눈독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올해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VR(가상현실)이 광고ㆍ마케팅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360도 촬영으로 만든 광고나 가상현실 체험 등을 통한 마케팅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소비자의 체험 효과를 극대화하고 콘텐츠를 다양화할 수 있어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VR을 각종 동영상에 적용한 사례는 많지만 이를 브랜드 광고 형태로 제작한 것은 지난해말부터다.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한 남성이 거리를 걷는 모습을 끊김 없이 360도로 촬영해 거리 풍경과 남성의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표현했다. 전후좌우로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이나 지점을 임의로 선택해 볼 수도 있다. 이 광고를 제작한 신생 광고대행사 넥스트라운드는 지난해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을 위한 프로젝트로, 회사 건물 옥상에 설치된 전망대에 가상현실 VR 기기인 ‘오큘러스’를 접목해 가상으로 세계 각지의 관광 명소를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넥스트전망대 캠페인’을 실시해 주목받기도 했다.

올 초에는 배우 박보영이 모델로 등장하는 무학의 ‘좋은데이’ 광고가 VR광고로 주목받고 있다. 술집에서 혼자 앉아있는 박보영을 360도 VR 기법으로 촬영해 마치 모델 박보영과 마주보고 앉아 술을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360도 영상 광고가 VR의 기초 단계라면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각 상품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된 체험 콘텐츠와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일례로 자동차는 VR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상품이다. 360도 뷰(View) 주행 체험을 통해 실제 차에 타고 있는 것처럼 시승체험을 할 수 있으며, 미전시된 차량의 내ㆍ외관도 직접 보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현재 친환경차 ‘아이오닉’의 VR 마케팅을 진행중인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14년 10월부터 i20 월드랠리챔피언십(이하 i20 WRC) VR 마케팅을 시작했다. 전문적인 랠리 드라이버 외에는 달리는 것이 불가능했던 거친 랠리 코스를 직접 드라이버가 되어 달리는 듯한 경험을 제공, 가상현실 체험이라는 VR 특징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킨 것. 현재 i20 WRC VR 전용 어플리케이션은 자발적인 입소문 및 상승효과만으로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i20 WRC 4D 시뮬레이터 시스템의 경우 국내 최초 시도한 VR 전용 4D 시스템으로 VR 영상 내 차량모션을 연계함으로써 사실감있는 랠리 체험을 제공한다. 글로벌 모터쇼 등 주요 오프라인 현장에서 2만명이 넘는 고객이 체험하며 호평을 받았다.

광고대행사 이노션 관계자는 “급변하고 있는 VR 환경을 선도하기 위해 시장 리서치부터 체험 콘텐츠ㆍ플랫폼 제작까지 VR 중심의 테크(Tech) 마케팅 솔루션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시장 내 진입한 우수 VR 제작사 발굴 및 협업 구조 마련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VR 콘텐츠 창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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