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이날 관객석은 만석이었다. “오늘 어차피 젖었으니까 오늘 완전 젖어서 놀아요, 손 머리 위로!”(다이나믹 듀오 최자)
지난 23일 오후 7시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다이나믹듀오 전국 투어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3년 만의 콘서트지만 이날 분위기는 “완전 사우나(최자)” 였다.
“오늘 진짜 미쳤네요. 분위기 XX 좋네요.”(다이나믹 듀오 개코)
말 그대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떼창’은 기본이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관객이 대부분이었지만 소녀 팬 못지 않은 청춘의 향연이었다.
“혹시 7세 안 되는 분 있나요? 저희가 18세 이상이 아니라 7세 이상 공연이에요.”(개코) 관객들 모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앞서 부른 ‘만루홈런’의 가사에 섞여 있는 비속어 때문이었다. “지금 6살짜리 제 아들이 와 있어요.” 사람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2층 관객석 끝 줄에 6살 아이가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비속어 부분) 빼고 부를까요? 근데 느낌 안 나잖아요, 그렇죠? 그냥 갈게요.”(개코) 사이다였다. 솔직한 입담에 이날만큼은 관객들도 본분과 격식은 잊고 몸을 흔들었다.
“지금 더 달리면 탈진할 것 같아서, 저희 노래 중에서도 잔잔한 노래가 있거든요.”(최자) 대표 히트곡 ‘거기서 거기’와 ‘죽일놈’이 이어졌다. 바비킴의 피처링 부분은 개코의 몫이었다. 바비킴의 성대모사로 훌륭한 보컬 실력을 선보였다.
“10년 전에는 저희 관객이 남자밖에 없어서 군대 가서도 편했거든요.(웃음) 근데 오늘 정말 커플 분들이 많이 오셨네요.”(개코) “여기를 피서지라고 생각하고, 피서지 중에서도 고급 풀 빌라라고 생각하세요. 그 옆에 딱 이상형이 있는 거죠.”(최자) “그게 누군데 최자”(개코) 최자는 순간 당황했다. 관객석에서는 웃음과 환호가 쏟아졌다. 2층 관객석 맨 끝 줄에는 최자의 연인인 설리가 와 있었다. 다음 노래는 ‘갈비뼈’였다.
이날 콘서트에는 예상치 못한 게스트가 등장했다. 가수 김범수였다. ‘굿 러브(Good Love)’의 달콤한 피처링에 관객석은 한껏 더 흥이 났다. “게스트를 잘못 불렀네요. 이게 바로 주객전도죠.”(최자) “스탠딩에 오면 부담이 많이 됩니다. 찬물 끼얹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 노래를 불러드리고 가고 싶네요. 너무 과열되는 양상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 커플로 많이 오셨는데 분명 이별하면 제 공연 오실거에요.(웃음)” 흘러나오는 전주에 관객들은 소리를 질렀다. ‘끝사랑’이었다.
노래가 끝난 뒤 앵콜이 쇄도했다. “게스트로 와서 앵콜 받는 경우가 어딨어요.”(개코) 다이나믹 듀오 콘서트기에 가능한 게스트였다.
역대 급 떼창 무대는 ‘고백(Go Back)’에서 터졌다. “저희가 20대 중반에 만든 노래인데, 가사 다 아시죠? (네!) 그럼 떼창으로 갑시다”(개코) ‘씨스루’로 연타를 치고서는 개코와 최자의 댄스 한판이 펼쳐졌다.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었다.
“앵콜, 앵콜” 앵콜 무대에서는 2층 좌석도 순식간에 스탠딩 석으로 변했다. 모두가 일어나 뛰기 시작했다. “오늘 첫날인데, 첫날이 제일 좋은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오늘 분위기 진짜 미쳤네요.”(최자) ‘링마벨(Ring My Bell)’은 일반인 지원자와 함께 특별 무대를, ‘불타는 금요일’로 최고조를 찍었다.
“3시간 동안 뛰는데 안 힘들어요?”(개코)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네!(관객)” “불 꺼주세요. 전화기 플래시를 켜주세요. 맨날 할 때 마다 감동적이네요.”(최자) “이거 듣고 친구들한테 연락해요. ‘자니’라고.”(개코) “자, 박수 쳐 에브리바디!”(최자, 개코) 마지막 곡은 ‘자니’였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대학생 이용성(25)씨는 “스탠딩 석으로 예매 안 한 건 최대의 실수였다”며 “스트레스를 다 풀고 갈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 하나, 둘, 셋!” 공연이 끝난 뒤 개코와 최자는 관객들과 함께 이날 공연의 열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다이나믹 듀오 전국투어 콘서트는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대전, 대구, 부산을 찾아간다.
leun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