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그룹서 합치고, 한 팀서 쪼개고…색다른 ‘유닛’이 떴다

아이돌 그룹의 유닛 활동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소녀시대의 테티서, 애프터스쿨의 오렌지캬라멜 등 ‘완전체’에서 나온 유닛들의 활약은 청출어람을 방불케 했다.

요즘 ‘유닛’은 좀 다르다. 서로 다른 그룹의 두 멤버가 만나고, 한 그룹 안에서 유닛 정면 대결을 벌였다. 이색 유닛전이 한창이다.

▶송민호X바비, YG 아이돌 래퍼 유닛…“경쟁 아닌 동행”=하루 차이로 컴백을 앞뒀던 경쟁 관계가 동반 유닛 전으로 발전했다. 서로 다른 아이돌 그룹의 두 래퍼가 만났다. 위너 송민호와 아이콘 바비의 조합이다. 9일 동행 프로젝트 앨범을 낸 이들의 유닛 팀명은 민호(MINO)와 바비(BOBBY)의 영어 이름을 조합한 ‘몹(MOBB)’이다. 


이 둘은 공통점이 많은데다, 회사 차원에서도 새로운 시도다. YG의 아이돌 아이돌 그룹 내 대표 래퍼이자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동일한 이력을 갖고 있다. 아이콘의 바비는 Mnet ‘쇼미더머니’의 2014년 우승자, 위너의 민호는 2015년 준우승자다. 데뷔 전 YG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윈(WIN)’에서는 경쟁자로도 인연을 맺었다. YG 관계자는 “두 멤버는 팀은 다르지만, 연습생 시절부터 수년간 함께하고 의지했던 친한 동료”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간 YG 행보에 비추어 보면 이색 프로젝트이지만 YG는 이 조합의 시너지를 자신했다. YG 측은 “본인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촬영해 놓은 뮤직비디오까지 폐기처분해 버리지만 3일 연속 4편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는 건 이례적”이라며 “YG에서 송민호와 바비 유닛 프로젝트를 얼마나 오랫동안 준비해왔는지를 쉽게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마마무VS마마무, 한 지붕 두 집안…발라드VS힙합=이번엔 이른바 ‘집안 싸움’ 유닛이다. 한 지붕의 그룹이 두 개의 유닛으로 나뉘어 정면 승부를 펼쳤다. 대결 구도도 이색적이지만, 서로 다른 장르를 선보여 골라 듣는 재미도 더했다.

마마무는 지난달 31일 유닛 앨범 ‘엔젤, 답답(Angel, DAB DAB)’을 발표했다. 솔라와 휘인으로 이뤄진 보컬라인 ‘보컬맘무’와 문별과 화사로 구성된 랩퍼 라인 ‘래퍼맘무’의 대결이었다. 마마무의 유닛 앨범은 지난 8월 13일부터 14일, 이틀간 열린 마마무 첫 단독 콘서트 ‘2015 마마무 콘서트-뮤지컬’에서 선보였던 곡으로, 공연 이후 음원 발매를 간절히 바란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발매를 결정했다.

한 그룹 내에 두 개의 유닛이 동시에 음원을 발매하는 것도 새롭지만, 장르도 정반대다. 솔라와 휘인은 짝사랑 하는 연인에 대한 아픈 마음을 담은 발라드곡 ‘엔젤(Angel)’로 승부를 걸었다. 반대로 문별과 화사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남자에게 ‘답답하게 굴지 말고 짐승같이 날 안아줘’라고 말하는 걸크러쉬 힙합곡 ‘답답(DAB DAB)’으로 대항했다. 각각 다른 콘셉트의 음원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 두 곡은 모두 발매와 동시에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아이돌 그룹이 속한 한 가요계 기획사 관계자는 “단발성 프로젝트지만 완전체 활동 이상의 이슈를 모을 수 있고 또 다른 이미지와 색깔로 소비될 수 있기 때문에 완전체 활동에 비해 비용은 절감되면서 반응은 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유닛을 통해 기존 완전체 팀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개인의 개성이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데다 오히려 팀한테도 플러스 요인, 팬들한테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팬 서비스가 돼 윈윈”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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