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울려 퍼진 춘향가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 판소리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소속의 조정희 명창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부르고 있다.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로 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17일 판소리 춘향가가 울려 퍼졌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소속의 조정희 명창은 이날 뉴욕 맨해튼 중심에 있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새클러 부다 갤러리(Sackler Buddha Gallery)에서 판소리 춘향가 중 가장 중요한 대목인 사랑가를 뽑았다.갤러리를 채운 관객들은 조정희 명창의 ‘둥둥둥 내 낭군, 오호 둥둥 내 낭군’에 맞춰 절로 어깨를 들썩이며 분위기를 맞췄다.

이들 관객은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후원자와 뉴욕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 등 박물관 측이 선별해 초청한 VVIP였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우리 민족의 고유 소리인 판소리가 울려 퍼진 것은 처음이었다. 또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공연장이 아닌 전시장에서 공연을 허용한 것도 극히 드문 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는 한국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우리나라 정부와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작년에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따른 첫 이벤트였다.

양해각서는 우리나라가 100만 달러(약 11억3천만 원)를 지원해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3년 동안 한국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합의였다. 한국문화 특별전 개최, 전시프로그램 확충, 학술프로젝트 공동개최 등이 구체적인 내용이었다.

이번 양해각서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던 국보급 문화재 13점이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한국실에 추가로 전시돼 이날 귀빈들에게 먼저 선보였다.

조선 시대 14대 왕인 선조가 재위 13년째 되던 해에 맞은 생일잔치를 화폭에 담은 ‘기축년 잔치도’와 청동으로 만든 고려 시대의 ‘아미타 삼존불’, 삼국시대 유물인 ‘금제 귀걸이’, 조선 시대 백자인 ‘청화 호랑이 무늬 항아리’ 등 13점이 새로 추가됐다.이중 ‘기축년 잔치도’는 3개월 동안, 나머지는 내년 9월까지 전시된 뒤 나머지 유물들과 교체된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속인 이소영 큐레이터는 이날 귀빈들에게 한국의 국보급 문화재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소개했다.

오승제 뉴욕문화원장은 “국보급 문화재가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전시됨으로써 한국 정통의 우수한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국립국악원까지 수준 높은 한국 가락을 뉴욕의 최상류층 인사와 문화예술계 인사에게 소개해 소프트 외교를 펼쳤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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