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한일협정, 국민 동의는 후순위” 입장 번복 논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4일 국민적 공감대 없이 졸속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추진한다는 비난이 일자 협정 체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적 필요성이며, 국민 동의는 후순위라고 말해 논란을 예고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 ‘한일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해 여건이 성숙해야 GSOMIA를 체결할 수 있다던 정부 입장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군사적 필요가 2번이고 국민적 동의가 1번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 당시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국방부]

그는 GSOMIA 추진과 관련한 고려사항에 “군사적 필요성도 있고 여러 정치적 상황도 있고 일본과의 관계도 있는데 이 중에서 군은 군사적 필요성이 우선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장관의 이런 발언은 국회 속기록에 기록된 한 장관의 발언과 다른 것이어서 장관의 거짓 해명 논란이 예상된다.

한 장관은 지난달 1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GSOMIA를 추진하는 데 있어 여건의 성숙이 필요하다”고 했고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이 “국민적 동의가 있을 때 추진한다는 뜻이냐”고 되묻자 “예. 많은 사람들이 지지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한 장관이 무리하게 GSOMIA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은 또한 최순실씨가 쓰던 태블릿 PC가 공개된 지난 24일부터 3일 뒤인 지난 27일 국방부가 갑자기 한일 군사정보협정 체결 추진에 나선 것과 관련해 국방부가 최순실 사태를 물타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한 장관은 “최순실 사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정치 상황은 정치 상황이고 안보적 필요성에 따라 추진해야 할 사항은 별도 문제라고 보고 추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지난달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이 GSOMIA 체결을 종용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SCM에서는 이 문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지금이라도 국민을 설득해 여론의 지지를 얻을 때까지 협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단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우리가 생각한 방향이 있어 시작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야당의 해임건의안 추진에 대해서도 “장관은 항상 어떤 일을 해도 결과에 대해서는 감수해야 되는 그런 자세를 가지고 일을 한다”며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장관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도 얼마나 반대가 많았느냐”면서 “반대가 많아도 국가를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고 평가되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며 오히려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분명히 하기도 했다.

한일 양국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양국간 직접적인 군사정보 공유를 위한 GSOMIA에 가서명할 예정이다.

가서명이 이뤄지면 정부는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르면 이달 내에 GSOMIA를 체결할 계획이다.

한일 양국 정부는 지난 1일 도쿄, 9일 서울에서 2차례의 과장급 실무협의를 열었고, 14일 열리는 건 3차 과장급 실무협의다. 1, 2차 협의에서 모든 사항에 양측이 합의했고 3차 협의에서 양측 과장급 실무단이 가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장급 실무회의를 개시한 지 정확히 2주만에 협정 관련 협의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4년만의 한일간 GSOMIA 협의 재개를 공식 발표한 지 18일만에 사실상 협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게 됐다. 한일 양국은 지난 2012년 이 협정 체결을 추진하다 밀실추진 논란으로 국민 여론이 악화돼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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