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이후 증오범죄만 200건…트럼프 “증오범죄, 소수에 불과…그만하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지난 5일 사이에 소수인종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미국 전역에서 최소 200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제 45대 미국 대통령은 실제 증오범죄가 1~2건에 그치고 있다고 반박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카메라를 향해 “(증오범죄는) 끔찍한 일이니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강조했지만, 타임스 지와 US매거진 등은 트럼프가 “반(反)트럼프 시위가 닷새째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3일(현지시간) CBS방송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증오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 “한 두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래도 그만하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이 나라를 화합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이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어난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라며 책임을 언론에 돌렸다. 

트럼프 반대 시위 현장    [사진=게티이미지]

하지만 11일 미국 비영리 법률지원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유색인종과 여성, 그리고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SPLC는 미국 대선 이후 유색인종이나 동성애자, 여성을 겨냥한 증오범죄 혹은 성희롱 등의 범죄가 최소 200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증오범죄 피해는 흑인, 이민자, 무슬림, 동성애자 순으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SPLC는 “트럼프의 당선을 이유로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는 낙서를 남기거나 그러한 글을 SNS에 올리는 경우도 급증했다”라고 지적했다. 

8일 미국 대선 이후 발생한 증오범죄 유형    [사진=남부빈곤법률센터(SPLC)]

최근 급증한 인종차별 및 증오범죄가 모두 트럼프 지지자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SLPC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으니 죽여버리겠다’라며 소수자를 공격하는 일이 급증했다”라며 “상관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크리스 볼이라는 한 남성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트럼프 지지자들이 던진 병에 얼굴을 맞아 부상을 입었다.

텍사스에서는 길을 지나가던 20대 초반의 히스패닉 남성이 차를 타고 있던 백인 남성 두 명이 투척한 오물에 맞았다. 가해 남성들은 피해 남성에게 쓰레기로 가득 찬 자루를 던지며 “네 나라에나 빨리 돌아가라”라고 외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지지자가 남긴 낙서    [사진=트위터]

트럼프는 과거 대선전을 벌이며 히스패닉계 사람들이나 이민자들이 마약범이거나 성폭행범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무슬림 이민자들 대다수를 테러리스트로 내모는 발언을 하기도 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60분’ 인터뷰에서 “그들(힐러리 캠페인)도 거칠었고, 나도 거칠었다”라며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국가를 위해 위대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가 부드러웠다면 좋았겠지만, (중략) 나는 자랑스러운 캠페인활동을 벌였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의 당선에 반대하는 시위는 닷새째 미국 전역에서 이어졌다. 이날 뉴욕시티와 로스앤젤리스,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 워싱턴 등에서 시위가 진행됐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는 일부 시위자들이 경찰과 충돌했다. 이날 시위참가자 71명은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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