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어리 커피찌꺼기, 다시 태어나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커피가 일상적인 음료로 자리잡으면서 커피찌꺼기(커피박)의 처리가 문제로 떠올랐다. 커피업계에서는 커피찌꺼기를 활용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생두 수입량은 13만7795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소비자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28잔으로 평균 하루 한 잔이 넘는 커피를 마시고 있다.

매년 커피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커피박의 배출량도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발생하는 커피박은 10만3000톤(2014년 기준)으로,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박을 처리하기 위해 구매하는 종량제 쓰레기봉투 비용만 연간 23억원에 달한다.

자칫 골칫덩어리로 보일 수 있는 커피박은 사실 친환경 비료나 바이오에너지 등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진흙 속의 진주’다. 이에 주목한 커피업계와 스타트업 등은 ‘커피박 업사이클링(up-cyclingㆍ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제15회 서울카페쇼 2016에서는 친환경 캠페인 ‘땡큐 커피 에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서울카페쇼]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제15회 서울카페쇼 2016’은 친환경 캠페인 ‘땡큐 커피 에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600여개의 기업이 참가하는 박람회 기간 동안 발생하는 커피박을 따로 모아 커피박으로 친환경 퇴비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에 전달했다. 또한 시음용 컵 용량 줄이기 등 커피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서울카페쇼는 다양한 커피 업사이클링 방법들을 직접 실천하며 커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업계 1위답게 커피박의 재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4월 환경부, 자원순환사회연대와 ‘커피박 재활용 활성화 시범사업 참여 협약’을 체결, 전국 매장에서 발생하는 커피박을 전문 업체를 통해 회수하고 재활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스타벅스에서 연간 발생하는 3500톤의 커피박을 재활용해 17만5000포대의 퇴비를 생산하고 15억9200만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친환경 퇴비 외에 연료인 펠릿 및 사료로도 생산한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 9월 자원순환의 날 행사에서 ‘커피박 꽃화분’을 증정했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친환경 퇴비 및 연료 외에 일상 생활 속에서도 커피 재활용의 사례를 만나볼 수 있다.

업사이클 전문기업 트리는 커피박을 인테리어 용품을 제작할 수 있는 나무 대용 자재로 개발해 테이블, 조명, 인테리어 마감재 등 다양한 리빙 소품들을 활발히 만들고 있다. 인조대리석만큼 내구성이 강해 1.5m 높이에서 떨어져도 이상 없을 정도의 커피박으로 만든 테이블 등을 선보인다. 트리는 실제로 제품력을 인정받아 한 커피 전문점에 테이블과 조명 400여개를 납품하기도 했다.

업사이클 전문기업 트리는 커피박으로 만든 테이블 등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트리]

앞서 서울시는 지난 8월부터 2달간 종로구 커피 전문점 이디야커피, 커피빈,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등 45개 매장을 대상으로 커피찌꺼기 재활용 시범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수거한 커피박은 버섯 재배용 배지나 친환경 퇴비, 사료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됐으며, 서울시는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이를 다른 자치구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카페쇼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커피 문화가 성숙한 만큼 커피를 단순히 음미하는 것을 넘어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친환경 커피 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실천 방법을 고민하며, 커피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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