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가입 앞으로 과제는?

-제약협회 등 업계 전반적으로 반기는 분위기
-중소제약사에 대한 지원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16년 하반기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정기총회에서 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했다는 낭보가 들려왔다. 지난 1월 ICH 옵저버(Observer) 자격을 얻은지 10개월만이다.

ICH는 약품 안전성, 유효성, 품질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ㆍ개정하는 의약품 규제분야 국제협의체다. 미국, EU, 일본, 스위스, 캐나다의 보건당국과 미국, 일본, 유럽의 제약협회가 참여하고 있어 ICH 정회원 자격을 얻는다는 것은 국내 제약사와 의약품에 대한 해외 신뢰도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123RF]

▶10개월 만에 정회원 가입…“업계 수출 위해 선점 필요”=식품의약품안전처가 ICH 정회원 가입 속도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던것은 지난해 10월 ICH가 회원국을 제한하던 운영방식을 새로운 국가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회원자격을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옵저버 가입 후 지난 2월 가입추진단을 가동해 ICH 정회원 가입에 필요한 7종의 규정 도입을 완료하고 추가로 도입해야 하는 5개 기준 역시 의약품 용어(MedDRA) 관련된 M1을 제외한 나머지 기준을 도입하거나 일부 도입한 상태다.

또 지난 2월에는 식약처장-제약업계 CEO 간담회 및 토론회를 열고 각 국가별 ICH 가이드라인 번역본 등 규제정보를 번역하고, 실제로 기준 총 92개를 제공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미 국내 제약사는 ICH 가입에 필요한 7개의 가이드라인이 상당수 시행되고 있고, 가입 이후 기준도 마련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커질 국내 의약품 수출 활성화를 위해 ICH 회원 자리를 선점하는 것이 국내 업계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고 말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014년 ICH와 함께 의약품 기준을 논의하는 유럽 국가 주도의 기관인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에 가입했다.

▶수출 편의성 높아지지만…일각선 ’부담‘ 의견도=이번 ICH 가입으로 국내 업계의 수출 편의성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페루 등에서 국내 업체의 의약품 실사 등 일부 허가조건이 면제된다. 또 베트남과 홍콩 등에서는 의약품 입찰 그룹이 상향 조정되며, 중동과 대만 등에서는 우선허가 권한 등으로 허가 기간 자체를 단축할 수 있다.

또 세계 의약품의 거대시장인 미국과 유럽 등이 가입하고 있는 만큼 이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의약품 규제정책을 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한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향후 기술수출을 노리는 제약사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ICH 기준은 신약과 관련된 것이 많아 최근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상위 제약사에게는 향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내수 비중이 큰 중소제약사 입장에서는 높아진 기준으로 인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시설규모가 열악한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기준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중소제약사가 가입 후에도 ICH 기준을 편하게 따라갈 수 있도록 업계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속내를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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