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내색은 안해도…현대차·LG 불편·불안

하만인수 자동차업계 파장

차부품사업부 갖춘 LG전자
삼성 전장사업 예의주시

하만오디오 현대기아 납품
계약관계 지속될지 관심

삼성전자가 세계 최강의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품에 안으면서 자동차 업계를 향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본격 가시권에 올랐다.

그런 점에서 최근까지도 하만 제품을 썼던 국내 최대 완성차 기업 현대차는 향후 삼성전자와의 접점이 커지는 것에 대비해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VC(자동차부품) 사업부를 두고 있는 LG전자는 하만과의 경쟁체제가 삼성전자로 재편되는 등 이번 인수로 자동차 업계에서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했다고 해서 당장 사업 환경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지만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본격화에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측은 하만의 경쟁력을 삼성전자가 가져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카오디오, 인포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하만이 1위일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데 이를 삼성이 인수하면서 이 분야 영향력을 확보했다”며 “향후 삼성의 전장사업 추이를 지켜보는 가운데 하만 외 다른 부품도 고려하는 부품 다변화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차 모델에는 렉시콘, 하만카돈 등의 오디오 제품이 들어가 있어 이 같은 계약관계가 향후에도 이어질 경우 현대차는 궁극적으로 삼성전자의 고객사가 될 수 있다.

또 하만은 앞서 OTA(Over The Air) 원천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기업 레드벤드를 인수하는 등 무선소프트웨어업그레이드 기술을 갖고 있어 삼성전자는 향후 커넥티드카에 유용한 솔루션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커넥티드카 개발에 속도를 내는 현대차가 최근 이 OTA 기술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져 이 같은 원천기술을 쓰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현대차에 닥친 새로운 환경이다. 현대차는 그간 하이브리드카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주로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 제품을 썼는데 이를 두고 업계서는 삼성전자의 자동차 업계 진입을 현대차가 우회적으로 경계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현대차그룹 내 전장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도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자율주행 관련 경쟁구도가 재편되고 있어 이 분야를 선도하기 위한 지속적인 R&D 역량강화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카오디오, 텔레메텍스 분야에서 하만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를 갖고 있는 LG전자도 새로운 경쟁구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10년간 이 분야에 집중하며 사업을 키워온 만큼 궤도에 오른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확보에 더욱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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