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흉물 서울 빈집 1만9000가구…복구예산 확충을

저출산·꾸준한 인구유출 맞물려
작년보다 7.6% 증가…노원구 ‘최다’
관련데이터 구축…선정대상 늘려야

저출산 현상과 꾸준한 인구 유출로 서울시의 빈집이 급증했다. 주변 지역의 지가 하락과 슬럼화를 막기 위한 서울시의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도시재생적 측면에서 장점을 부각시켜 빈집을 활용해 주거취약계층에게 효과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른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자치구별 빈집(폐가)은 올해 8월 기준으로 1만9327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는 서울시가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6개월 이상 수도 기본요금이 고지된 가구 수를 파악해 마련했다. 자료에는 미분양과 미입주 주택이 포함됐지만, 상당수는 방치된 집이다.

서울시의 빈집이 늘면서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활용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데이터를 구축해 선정 대상을 늘리고 전문업체와 공동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노원구 상계역 일대 모습. 이상섭 [email protected]

빈집의 규모는 늘었다. 서울시가 조사한 지난해 빈집은 1만7966가구로 1년 새 7.6% 증가했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가 1192가구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성북구(1153가구), 동대문구(1130가구), 서대문구(1073가구) 등이 1000가구 이상으로 집계됐다.

반면 금천구는 288가구로 관내에서 빈집이 가장 적었다. ‘부촌’으로 꼽히는 강남 3구에서는 각각 강남구가 803가구, 서초구가 560가구, 송파구가 911가구 등으로 총 2274가구에 달했다. 지난해(1800가구)보다 26.3% 증가한 규모다.

서울시의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가 늘면서 빈집 활용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조사한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는 지난 2010년 39만5000가구에서 2012년 31만3000가구, 2014년 25만5000가구로 감소세다. 총가구 수 대비 미달가구 비율은 2010년 11.3%에서 2014년 7.1%로 줄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4년 미달가구 중 ‘면적 기준 미달’이 21만9000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청년과 고령층 등 주거취약계층이 이른바 쪽방이나 고시원 등 협소한 공간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연간 8억원의 예산을 들여 빈집 리모델링과 청년들에게 임대하는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빈집 활용 사례를 참고할 것을 조언한다. 실제 일본은 빈집을 독거노인들의 공동주거 공간으로 개조해 범죄예방과 고독사를 방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자체는 팔리지 않는 집을 개ㆍ보수하는 건물주에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역별로 사회적 기업과 정부의 지원제도도 활발하다.

예산 확보와 활용은 과제다. 정치권에서도 관련 예산의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토위 국감 자리에서 “정비구역 내 빈집은 정비사업을 마치면 문제가 해결되지만, 일반 주거지역 내 빈집은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며 “약 2만 가구가 사실상 빈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시의 적극적 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6년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거 개선 예산은 2461억원에 달했지만, 주거급여수급자 지원액(2450억원)을 제하면 희망의 집수리사업 지원액 등 개ㆍ보수 부문의 비중은 적었다. 낙관적인 부분은 내년엔 더 여유가 생긴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최근 2017년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1조140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했다. 사회주택 보급에는 99억원, 영구임대주택 공동전기료와 저소득층 희망의 집수리 등에는 95억원을 배정했다. 공동주택 관리 지원과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공모사업을 지원하는데도 각각 8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원제도와 민간영역의 참여를 더 끌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시의 한정된 예산으로는 도시재생 측면의 효과적인 빈집 활용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중교통과 연계한 역세권 임대주택과 정비구역 외에도 그늘에 가려진 빈집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구축하고, 선정 대상 주택을 늘려야 한다”며 “사회적기업과 주택협동조합은 물론 전문건설업체와 컨소시엄으로 공동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찬수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