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만 인수]미래 자동차 플랫폼 완성 밑그림 그렸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삼성전자가 미래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가솔린 내연기관 중심의 기계 장치로써 자동차 시대를 넘어, 미래 커넥티드 카와 전기차 시대 핵심 부품 기업에서 삼성전자의 미래를 그린다.

삼성전자가 8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 인수를 발표한 15일, 업계에서는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삼성전자의 향후 경쟁력에 주목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베터리 및 전자 부품, 통신까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와, 인포테인먼트 및 텔레매틱스, 카오디오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하만의 시너지가 가져올 위력에 대한 경계심이다.

[사진=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벤츠 자동차. 삼성전자와 벤츠는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로 작동하는 미래 스마트카 모듈을 전시했다.]

산업조사기관 IHS는 인수발표 직후 “삼성전자와 하만의 조합은 상호 시너지라는 측면에서 매우 당연한 결정”이라며 “상호 겹치는 분야도 극히 미미하고, 또 양측 모두에게 손해가 없는, 오히려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조합”이라고 호평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삼성전자의 IT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의 부가가치를 향상하는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모바일과 사물인터넷 등 개인과 가정, 오피스 분야에서 갈고닦은 삼성전자의 기술을 자동차로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자동차 업체 부품 계열사들이 해오던 사업 영역이 아닌, 미래 자동차 시장을 노린 포석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피아트의 전장 자회사 등 여러 매물을 놓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차량용 오디오와 텔레매틱스에 특화된 하만 인수를 전격 결정한 것도 미래 지향성에 보다 큰 점수를 매긴 결과다.

실제 삼성전자와 하만이 공통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미래 스마트카용 전장시장 규모는 지난해 542억 달러에서 오는 20205년에는 1864억 달러 규모로 매년 13%씩 고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다. 이 중 하만은 GM와 벤츠, BMW, 도요타 등 세계 유수 완성차 업체와 거래하며 인포테인먼트 10%, 텔레매틱스 10% 등 스마트카 전장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OLED와 반도체, 커넥티드 카의 필수품인 통신 기술 등이 접목되면, 단숨에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전장 부품 기업으로 등극하게 된다.

[사진=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벤츠 자동차. 삼성전자와 벤츠는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로 작동하는 미래 스마트카 모듈을 전시했다.]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IT산업의 발전속도 차이로 전장사업 신규 진출 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 전장 부품 사업 진출의 메리트다. 완성차에 비해 전장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IT 분야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에게 전장사업은 새로운 기회이자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GM의 경우 1999년 부품 기업 델파이를 분사하고, 이후 지분을 완전 매각했다. 또 미국 포드와 일본 닛산 등도 전장부품 사업을 분사 후 매각까지 추진 중이다. 완성차 제조와 판매에만 집중하고, 전장 부품은 다양한 관련 IT 기업에서 소싱받겠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IT 역량을 기반으로 ‘스마트카 플랫폼’을 구축해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한다는 전략”이라며 “애플이나 구글이 완성차까지 아우르는 커넥티드카 사업을 시도했다 주춤한 반면, 삼성전자는 기존 자동차 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종합 전자부품 업체로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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