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만 인수] 이재용 식 신성장동력 키워드 “M&A로 시간을 줄여라”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인수합병(M&A)을 통해 단숨에 세계 최고로 도약한다.’ 이재용 시대를 맞이한 삼성전자가 보여주고 있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총 규모는 80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M&A다.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역사상 최대 규모로, 국내 2위 전자업체인 LG전자 전체 시가총액과 버금가고, 또 국내 대표 자동차 업체인 기아자동차 시가총액의 절반을 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와 업계에서는 이번 하만 인수와 관련 “하만 인수를 통해 연평균 9%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장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과감한 M&A가 가져온 미래 신성장 동력 시장 선점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신성장 동력 관련 M&A은 이재용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 후 삼성전자의 새로운 경영 트랜드가 됐다는 분석이다. 2014년 인수한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 사물인터넷의 기초 플랫폼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또 같은 해 인수한 서버용 SSD 기업 프록시멀데이터는 삼성전자의 낸드플레시 경쟁력과 시너지를 발휘하며 최근 반도체 경기 호황의 수혜를 가져왔다. 


2015년 인수한 루프페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들어가 ‘삼성페이’로 완성됐다. NFC에 기반에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한 발 앞섰던 애플과 구글을, 마그네틱 기반 전통 카드 리더기에서도 호환 가능한 루프페이의 기술로 단숨에 판도를 바꾸는데 성공한 것이다.

올해 삼성전자가 인수한 데이코와 비브랩스도 마찬가지다. 주방 빌트인 가전 전문 기업인 데이코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의 취약점이던 북미 B2B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또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 비브랩스는 향후 스마트폰은 물론, 삼성전자 사물인터넷과 전장사업의 핵심 브래인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미래를 이끌어갈 이런 굵직굵직한 M&A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핵심적인 역활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뒤따른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경영을 총괄하게 된 직후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 아래 과감한 기업인수와 또 기존 사업의 정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방산과 석유화학 등 전자와 금융이라는 삼성그룹의 핵심에서 다소 비켜간 곳은 현 경영실적에 상관없이 발빠르게 정리하는 대신, 미래 삼성전자를 이끌 분야에서는 업계를 놀라게 할 만한 인수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부회장이 경영에 나선 뒤 삼성전자가 인수한 기업들은 대체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홈,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취약한 부분에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인수해 빠르게 치고 나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라며 “외국 선진 기업과 기술제휴, 또는 독자 개발에 의존했던 전 세대 경영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본격 개막으로 새로운 성장 분야로 부각한 자동차 사업은 삼성전자의 기존 사업과 상당히 다른 특성과 고객을 갖고 있어 자체적 육성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인수합병은 삼성전자에게 이런 시간을 벌어주는 적절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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