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중국 ‘무역전쟁’, 中시장 의존도 높은 ‘한국’에 직격탄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에 나설 경우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의 동맹국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강한 타격을 입을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이 거론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높은 무역 장벽을 도입할 경우 중국이 직면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다른 나라로 전가되면서 이 같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 제품에 대해 45%에 이르는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혀 왔다. 다만 고율의 관세 관련 공약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100일 구상’에 자문역을 맡았던 윌버 로스가 와전된 발언이라고 해명에 나서면서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중국을 상대로 한 보호무역주의 기조 자체는 일단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이와 같이 대중 무역에 일격을 가할 경우 중국 시장이 수출에 필수적인 국가들은 타격을 피해 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특히 타격을 많이 입을 국가로 일본, 대만과 함께 제조업 강국인 한국을 꼽았다.

중국은 한국 수출품이 향하는 최대 시장이다. 최근 들어 비중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대중 수출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8월 기준 24.4%다. 그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미 수출은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13.8%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처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보니 중국이 기울면 한국이 부담해야 할 짐이 무겁다. 이번 달 국제통화기금(IMF)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둔화될 때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이 무역 장벽을 도입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이 발생하면 한국이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 감소에 따른 한국의 반사이익이 악영향을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한국의 경우 2010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무역 장벽이 생기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생길 가능성이 있지만, FTA에 대한 트럼프의 부정적인 입장 때문에 이러한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한미 FTA를 “재앙이다”고 평가했을 뿐만 아니라 무역협정 전반에 대해 재검토할 뜻을 피력해 왔다.

중국과의 무역 관계 중요도가 높은 일본이 받을 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이와 별개로 트럼프 집권에 따른 다른 악영향도 고심해야 한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일본 주요 기업들의 자동차가 멕시코에서 조립 공정을 거치는데, 트럼프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또한 재검토 대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집권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엔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악재다.

다만 벌써부터 트럼프가 그간 내놓았던 공약에서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가 자신의 약속을 얼마나 실제로 구현할 것인가가 변수다. HSBC의 조셉 인칼카테라 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으로 보호무역기조가 강해진다고 해도 최악의 결과는 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