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창조경제에 대한 그들의 ‘확신’

최순실 게이트로 현 정부의 창조경제사업이 풍전등화의 위기로 내몰린 상황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창조경제’ 이벤트가 열린다.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지표인 창조경제의 성과를 집약해 내는 자리다. 지금까지 매년 열렸고 박 대통령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참석할 정도로 각별한 ‘애착’을 보였다. 그는 참석할 때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창조경제에 최순실씨의 생각이 반영됐을 것이란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에는 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중소기업청, 특허청, 교육부, 법무부, 농림축산식품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14개 정부부처가 총출동한다.

행사 개최비 예산은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 LG. 포스코, 롯데, 한화, 두산 등 13개 기업들도 수천만원을 부담하고 부스를 설치한다.

창조경제대상과 올해의 창조경제타운을 뽑는 시상식, 스타트업 대상의 전시회와 간담회, 공모전 등으로 구성되는 이 대회는 올해로 4번째를 맞는 ’창조경제박람회‘다. 주최측의 말을 빌리면 올해는 일반 벤처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는 스타트업 데일리부스도 마련돼 그 규모가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하야냐 탄핵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을 전제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창조경제를 바라보는 세간의 의혹과 달리 미래부는 창조경제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차 있다. 일단 최근 창조경제를 바라보는 의혹들과 행사 개최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모처럼 뜨거워진 창업의 열기와 의욕이 이런 저런 의혹들로 사그러들어서나 꺾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기업들의 참여를 비롯한 행사 일정이 모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인 9월에 이미 확정된 것이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을 다는 이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창조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혈세를 중복성, 이벤트성 행사에 쓰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미 정부는 창조경제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8억원을 썼다. 이러다 보니 창조경제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행사보다는 차라리 도널드 트럼프처럼 다리, 병원을 짓는 직접적인 고용 방식이 청년 실업자들의 피부에 와 닿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매년 이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최근 최순실씨의 입김이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을 불러 왔고 과다한 창조경제 홍보 예산으로 질타를 받기도 한 곳이기도 하다.

정부가 만든 창조경제박람회 홈페이지에는 이 행사의 개최 목적이 ‘민관의 창조경제 성과와 국민 공감대 형성’이라고 적혀 있다. 창조경제 성과는 차치하고서라도 이번에 열리는 행사가 지금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지 의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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