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수장 없는 출연연

박근혜 정부에서 유독 인사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자질 부족, 전문성 결여 등의 문제로 임기로 못채우고 줄줄이 낙마한 인사들이 수두룩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속에서 속속들이 들어나는 인사 문제는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조직의 혁신과 비리 척결을 위해선 무엇보다 투명하고 깨끗한 인사제도가 필수다. 어느 조직이든 인사는 그 조직을 탄탄하게 할 수도 무너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기술계의 인사 파행은 계속되고 있다. 과기계에 따르면 현재 임기가 만료됐는데 원장을 선임하지 못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은 6곳에 달한다.

특히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신임 원장 재공모는 올들어서만 벌써 네번째다. 권동일 전 원장은 원장직을 선임하는 상급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 출신으로, 3번째 공모에 나서 ‘셀프 선임 논란’을 일으키면서 우여곡절 끝에 취임했지만 정작 보유주식 문제로 자진 사퇴했다. 사실상 신용현 전전 원장이 그만두고 1년 가까이 수장없이 연구원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이사회의 박영아 원장의 연임을 의결에 대해 불승인했다. 출연연을 포함해 공공기관의 기관장 선임 절차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사건이다. 미래부가 지난 7월 임무중심형 기관종합평가에서 KISTEP을 ‘우수’ 등급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게 과기계 전언이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차기 원장으로 내정한 인사가 결정되지 못한 보복 성격이 짙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요즈음 대전 대던연구단지에는 이상한 말들이 나온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표준연 원장 출신의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기초과학연구원장을 지낸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 등 과기계 인사들이 대거 야당으로 이동하면서 정부와 청와대의 인사 개입이 심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임기를 1년이나 앞둔 상황에서 돌연 김승환 이사장 사퇴로 ‘외압설’ 논란이 일었던 한국과학창의재단 신임 이사장 선출을 위한 재공모 접수가 14일 완료됐다. 공모과정에서 ‘최순실 라인’이 등장해 또한번 시끄러웠던 외압설 논란이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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