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버티기로 ‘시간싸움’에 내몰린 나라운명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ㆍ하야를 거부하면서 나라운명이 ‘시간싸움’에 달리게 됐다. ‘즉각 하야’를 외치는 민심은 박 대통령에 더 이상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남은 1년 4개월을 사수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박 대통령에 ‘조건없는 퇴진’을 요구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함께 사실상 ‘하야’쪽에 무게를 실었다. 16일까지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도 ‘퇴진’ 또는 ‘하야’를 당론으로 정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차라리 탄핵절차로 가자”는 기류가 뚜렷하다. 친박은 ‘탄핵 절차’로 몇 개월간의 시간을 벌어보자는 속내다. 국회가 탄핵 절차에 돌입할 경우 헌법재판소의 최종 탄핵심판까지는 최장 6~8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제 19대 대통령선거도 내년 12월 정해진대로 할 것인가, 조기에 치를 것인가도 달라진다. 


나라운명을 근본적으로 좌우할 시간표는 3개다. ’즉각’과 ‘6개월’, 그리고 ‘16개월’이다. 민심대로 대통령이 즉각 하야 선언을 하면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정치권에선 박 시장과 안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 즉각 퇴진론의 주창자들이다. 문 전 대표나 민주당, 그리고 정치권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질서 있는 퇴진’시간은 아무래도 6~개월 전후가 걸릴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박 대통령이 즉각 하야가 아닌 ‘퇴진’을 선언하고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가 권한 대행을 맡아 대통령의 임기와 대선 절차까지 결정ㆍ관리하는 방안이다. 차기 대선까지 연착륙을 위한 시간을 주자는 것으로 박 대통령의 ‘단계적 퇴진’이나 ‘단계적 하야’라고 할 수 있다. ‘탄핵’도 6개월 전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2004년 3월 12일 국회에서 의결돼 그해 5월 14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결정됐다. 국회에서 헌재까지 2~6개월이 걸린다.

박 대통령의 ‘검찰조사’도 시간싸움이 됐다. 검찰은 애초 16일을 대통령 조사 시점으로 잡았으나 박 대통령측에서 사실상 거부했다. 검찰은 17일까지는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냈지만 박 대통령측의 비협조로 불투명하다. 박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검찰 조사 시기에 대해서는 “대통령 관련 의혹 사안이 모두 정리된 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최순실씨 및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의 기소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검찰은 최순실씨를 구속영장 기한이 끝나는 20일까지는 공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정호성 전 비서관 등과 함께 기소할 방침이나, 가장 중요한 참고인인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그 전까지 이루어질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국민들로부터 ‘해체’요구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도 친박(親박근혜계)과 비박(非박근혜계)가 ‘시간싸움’에 돌입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내년 1월 21일 전당대회안을 제시하며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다. 비박계는 당지도부에 “당장 물러나고 당을 해체하자”며 별도의 지도부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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