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대통령이란 게 부끄럽다’…해외서도 비리 공직자 줄줄이 ‘OUT’

[헤럴드경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100만 촛불 시위’는 아랑곳없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며 퇴진은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해외에선 대통령을 비롯, 공직자들이 청렴성ㆍ도덕성에 흠집이 생겨 퇴진한 사례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미국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발목이 잡혔다. 이는 대선 기간이던 1972년 6월 닉슨 측 공작원들이 워싱턴 워터게이트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ㆍ체포된 사건이다. 당초 닉슨은 이 사건과 백악관과의 관계를 부인했지만, 진상 규명으로 1974년 의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돼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독일에선 지난 2012년 취임 8개월 만에 사퇴한 크리스티안 불프<사진> 전 대통령이 눈에 띈다. 독일 역대 최연소 대통령으로 주목받았던 그의 갑작스런 퇴진은 2008년 주지사 시절 집을 사려고 친구에게 은행보다 1% 포인트 낮은 이자로 50만 유로(약 6억3000만원)를 빌린 의혹이 제기된 것이 단초가 됐다. 이후 그가 또다른 지인에게 우리 돈으로 약 90만원을 빌려 호텔 객실을 업그레이드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불프 전 대통령은 직무와 상관없이 친구에게 돈을 빌린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비난 여론은 빗발쳤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의 아내가 차를 살 때 할부이자를 0.5%포인트 할인받고, 판매원으로부터 5만원짜리 장난감차를 생일 선물로 받은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이에 독일 국민은 ‘그가 대통령이란 게 부끄럽다’, ‘비리가 있는 대통령과는 살 수 없다’고 분노했고,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85%가 대통령 사임에 찬성했다. 검찰은 대통령의 면책 특권을 없애달라고 연방의회에 요청, 결국 불프 전 대통령은 비리가 폭로된 지 2개월 만에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정정 불안을 겪는 남미 국가에서는 대통령 탄핵이 꼬리를 문다. 1993년엔 베네수엘라의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대통령이 공금횡령 및 부정축재 혐의로 탄핵당했다. 에콰도르 압달라 부카람 대통령도 1997년 세금 횡령 혐의로 탄핵 소추됐다. 일본계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 역시 2000년 부패 혐의로 탄핵돼 옥살이를 하고 있다. 올 들어선 지난 9월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가 재선 당시 국가 부채를 숨기려고 회계 장부를 조작한 혐의로 탄핵당했다. 호세프는 의회 결정을 “정적들이 일으킨 쿠데타”라고 주장하며 대법원에 위헌 소송을 제기해 재판 중이다.

호주에선 한때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배리 오패럴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 전 총리가 약 290만원짜리 포도주 한 병을 선물받아 사임했다. 그는 누구에게서 받은 것인지 모른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우 백악관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으로 탄핵 직전까지 몰렸으나 간신히 파면 위기를 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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