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수사놓고 靑-檢 충돌] ‘3중 딜레마’ 늪에 빠진 檢…솟아날 구멍 있나

- ‘버티기’ 들어간 靑, 강제수단 없어 딜레마 빠진 檢

- 12월 초 특검 출범…국민적 여론 악화 등도 부담

- ‘울며 겨자먹기’ 서면조사 택할수도…결국 ‘결정적 증거’에서 성패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당초 예정됐던 16일을 넘길 것으로 관측되면서 검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19일 최순실(60ㆍ구속) 씨 기소를 앞두고 수사일정에 차질이 생긴데다 내달 초부터는 특별검사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관측되면서 되레 앞뒤로 쫓기는 처지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최 씨의 공소장에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을 빼고 작성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검찰이 단기간에 모든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묘수를 찾을 지 주목된다.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당초 예정됐던 16일을 넘길 것으로 관측되면서 검찰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사진=헤럴드경제DB]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55) 변호사는 지난 15일 기자회견 이후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채 법리 검토와 사실관계 확인 작업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후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선임계를 낸 유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 합의로 특검법이 합의돼 특검에 의한 대통령 조사가 불가피하게 됐다”면서 “대통령 조사 횟수가 최소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박 대통령이 특검 조사를 받게 될 것이 자명한 만큼 검찰 수사 단계에서 아예 대통령 조사를 하지 않거나 조사를 하더라도 대면조사가 아닌 서면조사 방식에 그쳐야 한다는 논리를 펼친 것으로 해석된다.

최대한 신속하게 대통령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검찰로서는 청와대 측의 ‘버티기 모드’ 돌입에 적지 않게 당황한 모습이다. 검찰은 현재 참고인 신분인 박 대통령을 강제 구인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박 대통령은 헌법상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 신분이기 때문에 대면조사를 계속 거부한다고 해도 달리 손 쓸 방법이 없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현재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가 상당 부분 이뤄지는 등 지금까지 수사 상황에 비춰보면 진상 규명을 위한 대면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통령에 대한) 수요일 대면 조사가 어렵다면 목요일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은 검찰로서는 어쩔 수 없이 박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 씨의 구속기간은 오는 20일에 만기가 된다.

여기에 여야 합의로 내달 초부터 특검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게 되면 검찰로서는 더욱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고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황제 소환’ 논란 이후 검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비등하는 점도 또다른 부담으로 꼽힌다.

때문에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검은 커넥션’ 의혹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수사본부는 최근 정호성(47ㆍ구속)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이 최 씨를 ‘최 선생님’으로 호칭한 문자메시지들을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국무회의 일정 등을 잡으라고 독촉하는 내용을 의심케 하는 통화 녹음 파일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들이 박 대통령이 기밀 자료 등을 최 씨에게 유출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의 증거로 입증될 경우 ‘막판 반전’을 이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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