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암흑속으로]얼어붙은 경제정책…서비스경제 발전전략, 국민 체감도 낮고 법안 처리 안돼 공회전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혼란이 가중되면서 경제정책 전반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특히 정부가 서비스경제의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2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원격의료나 공유숙박업, 인터넷은행 등 핵심 분야에서 입법이 지연되면서 공회전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서비스산업 발전전략과 직접일자리 사업 등을 주제로 ‘제18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정부도 서비스산업 발전의 제도적 기반은 구축되고 있으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창출은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16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후속조치를 추진키로 했지만 동력을 살릴지는 지극히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 7월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을 통해 서비스 분야 고용비중을 지난해 70%에서 2020년까지 73%로, 부가가치 비중을 60%에서 65%로 높여 OECD 평균에 근접시키고, 유망서비스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 25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서비스산업에 대한 세제지원과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의료ㆍ관광ㆍ콘텐츠 등 7대 유망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부는 올들어 9월말까지 서비스 등 신성장 분야에 60조원의 정책자금을 공급해 올해 목표 80조원의 75.4%를 달성했고, 서비스 부문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 5788억원에서 내년 6621억원으로 14.4% 늘리는 등 자금 및 예산 지원을 확대했다.

의료ㆍ관광ㆍ교육 등 일부 분야에서는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됐다. 의료 서비스분야에서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기관이 9월말 현재 271개로 전년말(148개)보다 2배 정도 늘었고, 이달부터 안경과 렌즈의 택배 배송이 허용돼 편의성이 높아졌다.

관광ㆍ교육 분야에선 올 7월부터 인천공항과 서울 시내를 연결하는 심야 노선버스 편수가 16대에서 24대로 늘어났고, 37개 대학이 참여하는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의 강좌 수가 27개에서 140개로 확대됐다. 금융분야에선 계좌이동 서비스 확대로 10월말 기준 869만명이 이용했고, 크라우드 펀딩도 활성화돼 지난 4일 기준으로 93개사가 150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핵심 분야는 관련 법률의 제ㆍ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책 추진이 사실상 중단됐다.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과 규제프리존법은 야당 반발 등으로 막혀 있고, 인터넷은행 지분규제 완화나 한국거래소 개편도 멈춘 상태다.


유일호 부총리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계획된 일정에 따라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하고 홍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입법이 조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부처별 역량을 집중할 것도 주문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정부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한데다 부총리도 사실상 경질된 상태여서 추진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태다. 관련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선 정치권과 긴밀한 소통과 논의가 필요하고, 이견에 대해선 수정ㆍ보완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지만, 대통령 퇴진ㆍ탄핵 국면에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서비스산업 발전전략의 공회전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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