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려고 대통령했나’ 꿈쩍않는 朴, 퇴진도 검찰수사도 ‘시간끌기’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즉각 하야’를 요구하는 민심과 이를 거부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싸움’에 들어갔다. 촛불집회와 야권의 거센 퇴진 요구에도 박 대통령은 꿈쩍 않고 있다. 15일까지도 국정운영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당장 국정에서 손 떼라는 국민들의 요구와 남은 1년 4개월의 임기를 채우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정면으로 맞서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16일로 요청된 검찰수사도 연기해 달라는 뜻을 15일 밝혔다. 박 대통령이 국민과 검찰의 수사요구에 모두 ‘버티기’와 ‘시간끌기’로 들어간 기류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하야나 퇴진의 의사가 ‘결코’ 없음을 이날까지 수차례 거듭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정국안정을 위한 후속조치 방안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심하고 있다”며 “하야나 퇴진은 전혀 아니다”라고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전날 민주당이 철회한 추미애 대표와의 양자 영수회담에 대해서도 “추 대표 제안으로 국정정상화와 정국안정을 위한 대화를 기대했으나 어제 밤 일방적으로 회담 취소를 통보해온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청와대는 영수회담이 언제든지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야당도 정국정상화를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영수회담이나 야당의 협력이 모두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위한 수단일 뿐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전날인 14일에도 정 대변인은 “(대통령이) 국정정상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며 청와대가 헌법 71조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추측성 기사”라고 일축했다. 헌법 71조는 대통령의 궐위나 사고시 국무총리 권한대행을 규정한 조항이다.

100만 촛불집회 이튿날인 13일에도 “대통령께선 어제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무거운 마음으로 들었으며 현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또한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하야를 요구하는 민심에 타협이 없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15일엔 박 대통령의 변호인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대통령의 검찰수사에 대해서 부정적인 뜻과 시기 조율의 입장을 표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는 15일 서울고검 앞에서의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임기 중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 국정이 마비되고 국론이 분열될 수 있어 최소한의 헌법상 보호장치, 내란 외환죄가 아닌 한 조사가 부적절하다”고 했다. 또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직무 수행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진행돼야 하는 것이 헌법 정신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검찰 조사 방식으로는 “되도록 서면조사를 하고 부득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내란 외환죄가 아닌 한 대통령 조사는 부적절하며, 만일 불가피하다고 해도 최소한의 수준에서 서면조사 형태로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유 변호사의 발언 요지다.

대통령 검찰 조사 시기에 대해서는 “대통령 관련 의혹 사안이 모두 정리된 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며 “향후 검찰과 조사 일정ㆍ방법을 성실히 협의해 그 결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정리되도록 하겠다”고 했다.검찰은 16일까지는 대통령 조사가 이뤄저야 한다고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 변호사는 “검찰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통보해 맞춰달라고 했다. 저희가 준비가 되면 당연히 응할 수밖에 없지만 물리적으로 (내가) 어제 선임됐다”며 “이 사건 검토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최순실씨 및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의 기소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최순실씨를 구속영장 기한이 끝나는 20일까지는 공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정호성 전 비서관 등과 함께 기소할 방침이나, 가장 중요한 참고인인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그 전까지 이루어지기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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