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12년연속 北인권결의안 채택…사실상 김정은 처벌 명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북한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 규명과 처벌을 강화한 북한 인권 결의안이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15일(현지시간) 채택됐다. 담당 위원회를 통과한 결의안은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북한 인권에 대한 유엔의 개선 권고는 2005년 이후 12년 연속 이어지게 됐다.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 1회의장에서 회의를 열어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작성한 북한 인권 결의안을 합의 채택했다. 북한 인권 결의안이 합의 채택된 것은 3년 만이다. 합의 채택은 표결을 거치지 않는 의사결정 방식으로, 각국은 합의에 불참할 수 있어 만장일치와는 다르다. 북한은 지난해와 달리 투표를 요구하지 않았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 등 10개국은 인권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데 반대한다는 이유로 이번 합의에 불참했지만 이번 결의안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9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우리 정부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16일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번 결의안은 역대 결의 중 가장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북한 당국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자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북한이 유엔총회 결의 권고에 따라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3년 연속으로 북한 인권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책임자 처벌을 안전보장이사회에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자행되는 북한의 인권 유린을 비난하면서 정치범 강제수용소 감금과 고문, 공개처형 등을 인권 유린 사례로 적시했다.

특히 이번 결의안에는 ‘지도부’(leadership)가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기관에 의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 새로 들어갔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권 유린 최고 책임자라는 점을 명시하고 처벌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열악한 인권 상황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자원을 전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담았다.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의 오준 대사는 북한이 부족한 자원을 대량살상무기에 전용하지말고 주민들의 생계와 인권 인권 상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의안은 또 해외 파견 노동자들이 강제노동에 해당하는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각국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들이 인권법과 노동기준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북한이 납치한 외국인을 즉각 석방하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올해도 결의안을 전면 배격한다며 반발했다. 북한은 회의 도중 밖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결의안이 북한의 인권 보호와는 아무 상관이 없으며 미국 등 적대국이 정치적으로 공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인룡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연 김영호 외무성 인권과장은 미국의 대선 결과에 대한 견해를 묻자 “우리는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지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서 “(우리에게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철회할 정치적 의지가 있느냐, 아니냐가 근본적인 이슈”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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