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수사의뢰…정유라 졸업취소 검토”

-서울시교육청, 청담고 감사 중간결과 발표

-정유라 청담고ㆍ선화예중 출결ㆍ성적 특혜 확인

-최순실 및 금품 수수 연루자 수사 의뢰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중고교 재학시절 제기된 각종 특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비정상적인 특혜 압력과 금품 제공으로 교육농단을 일삼은 최씨를 수사의뢰하고 정씨의 청담고 졸업 취소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별시교육청은 1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씨의 출신교인 청담고와 선화예중 특정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청은 지난달 31일부터 정씨의 출결과 성적관리 특혜 의혹을 비롯해 청담고이 승마특기학교 지정과정, 정씨의 입학경위, 승마협회 공문의 진위 여부와 제출 경위, 실제 대회 및 훈련 참가 여부, 금품 수수와 외압 등 부적절한 청탁 여부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교육청은 “이번 감사를 통해 정씨의 출신 중고교가 정씨에 대한 출결 관리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대회 참가 승인 등에서 지극히 비정상적으로 관리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또 최씨가 금품을 제공하고 교사에 대한 폭언과 압력 행사 사실도 확인했다”며 “교육청은 최씨의 전대미문의 심각한 ‘교육 농단’을 바로잡기 위해 정씨에 대한 졸업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자체감사를 통해 밝힐 수 없는 외압과 로비의 실체 규명을 위해 최씨 및 특혜 제공자와 금품 수수 관련자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비정상적 출결관리…“국내 대회 출전기간에 해외로 출국”=교육청은 법무부 출입국 기간 조회를 통해 정씨가 정상 출석한 것으로 처리된 기간에 해외로 무단 출국하거나,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는 공문을 근거로 공결 처리한 기간에도 해외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무단으로 결석하였음에도 이를 출석으로 처리한 날짜는 3년 동안 최소한 37일이었고, 고3 때 실제로 등교한 날은 전체 수업일수 193일 중 17일 뿐이었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교육청은 또 대회 출전이나 훈련 등을 이유로 출석 인정된 날 제출해야 하는 보충 학습 결과를 전혀 확인할 수 없었고 이런 날이 3학년에만 141일에 이르는 것을 확인했다. 또 당시 정씨를 담당했던 교사들로부터 공문도 없이 ‘출석 인정 조퇴’를 광범위하게 인정했다는 진술을 확보, 법률 자문 등을 거쳐 정씨의 고교 졸업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적 특혜…“수업 출석 안했는데 수행점수 만점”=정씨는 2, 3학년때 교과우수상(체육, 운동과 건강생활)을 수상했다. 교과우수상은 상위 4% 안에 드는 1등급 학생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하지만 감사 결과 실제로는 체육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담당 교사가 정씨의 수행평가 점수에 만점을 부여, 정씨가 부당 처리된 성적을 바탕으로 교과우수상을 수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청은 정씨의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이 과목의 성적을 모두 정정하고 교과우수상 기록 또한 삭제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교육청은 2학년 1학기에 정씨의 수행평가 만점 처리에 대한 동급 학생들의 이의 제기가 있었음에도 담당 교사가 이의를 받아들이지않고 만점 처리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승마협회 허위 공문…“가짜로 작성된 봉사활동 확인서”=무엇보다 정씨의 공결 처리의 근거가 된 대한승마협회 공문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교육청은 강조했다. 대한승마협회의 봉사활동 확인서가 허위로 작성된 점, 정씨가 학교에 출석했는데도 훈련일지가 작성돼 있는 점, 국내대회 참가 기간에 정씨가 해외에 출국한 점 등 여러 증거들이 승마협회의 공문 신뢰성을 입증하지 못한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정씨는 대회출전 횟수 제한 규정을 어기고 학교장 승인없이 무단으로 대회에 출전해 총 10개의 전국대회 출전을 통해 획득한 점수를 바탕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대한승마협회는 정씨가 국가대표라는 이유로 한꺼번에 장기간 훈련 참가 요청 공문을 보냈으며, 이에 대해 학교는 정씨의 실제 훈련 참여 여부, 보충수업 실시 여부 등에 대한 확인을 전혀 거치지 않은 채 공결로 승인한 점이 확인됐다. 학교장의 공결 승인 행위가 부적절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공결 처리의 취소가 가능하며, 공결이 취소될 경우 정씨가 고교 졸업에 필요한 수업일수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므로, 서울시교육청은 이 점에 대해서도 면밀한 법리적 검토를 거칠 예정이다.

▶최순실 교육농단…“애 아빠가 가만히 안놔두겠다고”=교육청은 최씨가 교원에게 돈봉투를 준 사실도 확인했다. 당초 지난 10월 25~26일 진행한 장학 과정에서는 최씨가 교원에게 금품 증여를 3차례 시도했으며, 해당 교원들이 이를 모두 거절했다는 진술만이 있었지만, 이번 감사에서는 한 교사로부터 다른 교사 1명이 최씨로부터 3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당사자도 금품 수수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청은 금품 수수 관련자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 최씨는 1년에 3~4회 꼴로 과일 등 다과를 체육부 교무실에 제공했고, 딸의 학급에도 과일 등 다과를 제공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또 최씨가 당시 자신의 배우자(정윤회씨)를 거론하며 교사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압력을 행사한 사실도 확인됐다. 2013년 5월경 최씨는 정씨에 대해 대회 참가 4회 제한 규정을 준수하도록 한 담당 교사를 찾아갔다. 당시 이 교사가 수업 중이었음에도 최씨는 학생들 앞에서 교사에 폭언을 퍼부어 수업을 중단시켰다. 이후 동료 교원들 앞에서 30분이 넘도록 폭언과 협박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최씨는 다른 교사에게 “애 아빠(정윤회씨를 지칭)가 이 교사(체육 담당 교사)를 가만히 안 둔다”고 얘기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교육청은 선화예중 감사를 통해서도 정씨가 대회 참여 등의 이유로 등교하지 않거나 조퇴한 날의 ‘특별활동’을 다수 허위 기재한 사실, 봉사활동 1일도 허위 기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순실게이트는 국정농단이기도 하지만 교육농단이다”며 “최씨의 로비, 압력, 폭언 앞에서 학교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서울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통렬한 책임감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전혀 엄정한 출결 관리를 받지 않고 졸업한 정씨에 대해서 ‘졸업 취소’가 행정적으로 가능한지 법리적 검토를 거쳐 이 ‘농단’에 상응하는 적절하고 정의로운 조처를 취할 것이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출결 관리 등 공정한 학사 관리, ‘공부하는 스포츠 학생’으로서 체육 특기자의 합당한 대회 참여와 학습권 보장에 대한 제도 개선안 등을 조속히 마련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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