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국조·탄핵…대한민국 내년 6월까지 암흑속으로…

“지금 총리가 총리입니까?”

총리실 공무원의 자조섞인 한마디다. 계속사업 관련 사항을 문의한 한 부처 공무원에게 한 말이다. “우리가 지금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넋두리다. 국정공백의 단면이다.

대한민국이 길을 잃었다. 갈 곳을 모르니 멈춰섰다. 정치, 경제, 사회, 국방, 외교 등 국정 전반이 안갯속이다.

콘트롤타워가 없으니, 로드맵도 없다. ‘5% 대통령’은 ‘영(令)이 안서는 행정부, 권력의지만 내세우는 입법부, 눈치만 보는 사법부’로 이어졌다.

▶관련기사 2·3·4·5·6·8면

앞길은 캄캄하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촉발된 국정 대혼란은 수습불가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파장을 최소화하는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은 물건너가고, 결국 길게는 7~8개월 가량 혼란이 이어질 ‘특검, 국정조사, 탄핵’ 정국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 한달넘게 국정 손놓아

정부는 무기력하다.

대통령은 사실상 손을 놨다. 한달여 넘게 국무회의를 주재하지 않고 있다. 황교안 총리는 현상유지에 급급하다. 퇴임이 예정돼 있는데, 새로운 일을 벌일 리 없다. 김병준 총리 내정자는 어정쩡하다.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거국내각 얘기가 거론되면서 각 부처 장관들은 위만 쳐다보고 있다. 공무원들은 복지부동이다. 

정치권은 오직 권력다툼만

정치는 이기적이다.

혼란을 최소화하는 정국수습 방안 마련에 의지가 없다. 박 대통령은 ‘질서있는 퇴진’을 거부하고, 여야는 ‘질서있는 수습’에 실패했다. 정치권의 눈은 오직 ‘권력’에만 쏠려 있다. 조금이라도 더 챙기려는 ‘정치적 셈법’에 국정공백만 길어지고 있다.

경제는 암울하다.

콘트롤타워인 경제부총리는 어정쩡하다. 총리와 사정이 같다. 유일호 부총리와 임종룡 내정자가 공존하면서 리더십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 노동개혁, 구조개혁, 경제활성화 법안 등 굵직한 경제현안들이 모두 발목 잡혔다. 내수도 어렵고, 수출도 어렵다. 외국인투자자들이 나가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반(反)기업 정서에 주춤한 기업들은 ‘사정(司正) 한파’에 더 움추린다. 미르ㆍK스포츠 재단 기부와 관련, 이미 한차례 검찰조사를 받은 재계 총수들은 앞으로 특검, 국정조사에 또 불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 분노바이러스 확산중

사회는 혼란스럽다.

촛불민심은 ‘대통령 즉각퇴진’이라는 다수 여론의 표출이다. 최순실씨라는 한 개인의 국정농단에 “대한민국이 ‘분노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비명이 들린다. 입시 특혜에 이르러 학부모와 학생들은 폭발했다. 반대 쪽에 숨죽인 보수의 목소리가 있다. 탄핵 국면에 들어가면 이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보수와 진보의 대격돌이 예상된다. 

외교도 국방도 살얼음 걷는듯

외교안보는 휘둘린다.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 한중일 정상회의 등 정상회담이 차질을 빚고 있다. 선제적 외교행보는 어불성설이다. 국방은 살얼음판이다.

언제든 도발할 북한이 코앞에 있고, 보수고립주의자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당선자)가 물건너에 있다. 트럼프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미군철수, 한일 핵무장용인 등의 핵폭탄급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국방부는 주워담기 바쁘다. 하나같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사안들로, 치밀한 검토와 대응이 필요한 일들임에도 내팽겨쳐져 있다.

국정 공백과 이에 따른 대혼란 속에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은 점점 꺼지고 있다. 시동이 꺼진 채로 6개월 이상을 가야할 최악의 국면이 올 수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약 4년 전(2013년 2월)에 국민 앞에서 행한 아래 선서를 곱씹고, 속히 국정 정상화에 협조해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헌법 제6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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