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만개 시대 ①] ‘친구 따라 편의점’, 그건 옛날 됐다

-올해만 4000개 증가…전체 편의점수 3만3000개

-폭발성장하다보니 시장 포화, 매장들 존폐 기로

-그런데도 우후죽순, 점주들은 철저한 乙로 고생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야간에는 12시간동안 제가 점포를 봅니다. 낮 시간에는 아내가 매장을 관리하고요.”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해 너도나도 쉽게 창업이 가능한 것이 편의점이다. 그래서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와 젊은층, 소일거리를 찾는 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편의점 창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전국에 편의점 개수가 3만3000여개에 달한다. 최근 혼밥ㆍ혼술족 열풍이 불면서 편의점 업계의 성장에는 가속도가 붙었고, 편의점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점원이 상품을 결제하는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하지만 점포수가 늘어나면서 업주들의 고충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작은 돈으로도 쉽게 창업하고, 이익을 얻어갈 수 있는 것이 편의점 창업이었지만, 이제는 시장 포화로 많은 매장이 존폐기로에 서 있다. 적은 돈으로도 쉽게 창업이 가능하다 보니 ‘조금 장사가 된다’ 싶으면 인근에 다른 편의점이 들어선다.

본사 입장에서는 점포가 늘어나면서도 해당 구획에서 얻는 수익은 일정하니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손님 한명이 아쉬운 점주들은 골머리를 썩는다. 점주들은 잠을 줄여가면서 야간 시간에 근무하고, 부부가 돌아가면서 매장을 관리하는 등 힘겹게 점포를 꾸려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수는 3만3000여개에 달했다. 점포수가 가장 많은 CU가 1만634개, GS25가 1만486개, 이어서 세븐일레븐(8486개)과 미니스톱(2326개), 위드미(1615개)가 3~5위에 올랐다. 정확한 숫자는 집계가 힘들다는 평가다. 많은 중소 편의점 개인편의점들도 성업중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편의점은 많다.

지난해 12월말을 기준으로 전국 편의점 수는 2만8994개였다.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동안 4000개가 넘는 편의점이 늘어난 셈이다. 대부분의 편의점이 어느정도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대도시와 지방의 주요 읍에 들어선다. 편의점 집중포화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대학가와 번화가에 편의점 집중이 심각하다. 이들 지역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든 만큼 많은 편의점이 들어서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A대학교 인근에는 학교 주변 100m반경으로 18개 편의점이 위치해 있다. 이 대학은 서울 시내에서도 캠퍼스가 작은 대학으로 손에 꼽힌다.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편의점 수는 8개였지만 5년새 급속도로 매장 숫자가 늘어났다. 인근에 너무 매장이 많다보니 ‘A대학점’이란 명칭은 모두 써서 ‘A대스타점’, ‘A대원룸점’ 등 독특한 상호명를 붙인 점포도 생겼다.

인근의 B대학도 마찬가지다. 학교 정문에서 큰길까지 나가는 200m 남짓 2차선 도로에만 5개의 편의점이 위치해있다.

이곳에서 17년째 편의점을 경영하고 있는 최모(53) 씨는 “예전에는 장사가 제법 됐지만, 계속 편의점 수가 증가하면서 더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 입에 풀칠만 한다는 생각으로 편의점을 경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아내와 함께 편의점을 경영하고 있는 편의점 점주인 C 씨도 “장사가 좀 된다 싶으면, 다른 편의점이 들어오니 이건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라면서 “평일에는 아내와 함께 12시간씩 나눠가며 근무를 서고 주말은 알바를 두는데, 주말까지 내가 직접 근무를 설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했다.

장사가 좀 되면 건물주가 점주를 내쫓고 그 자리에서 영업을 하는 경우도 여전하다. 지난해까지 편의점을 경영해왔던 박모(57)씨는 “IMF시절부터 편의점을 해왔는데, 매장이 장사가 좀 되니까 건물주가 무리하게 높은 월세와 보증금을 추가로 요구했다”며 “그래서 영업을 포기했는데, 나중에 보니 건물주의 아들이 편의점을 경영하고 있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전국편의점 가맹점 사업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편의점 업계는 돈 벌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 그는 ”3만 점포 시대라고 하는데, 매장이 늘어갈 때마다 기존 점포의 매출은 그만큼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점주들은 시장이 과포화 상태라고 생각하는데, 편의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점주들은 철저한 을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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