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6개 회사로 분할… 생존과 감원, 지주사 전환 사이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현대중공업이 6개 독립회사로 분사된다. ‘조선 업황 악화’가 주 배경이다. 그동안 조선-해양 부문이 먹여살리던 체제에서 이제는 각자 살길을 찾아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오후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존 현대중공업을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사 안건을 의결했다. 예정 분할일은 2017년 4월1일이다.


분사되는 6개 회사 가운데 규모가 큰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은 4개 회사는 사업분할 방식의 분사가 이뤄진다. 규모가 작은 그린에너지와 서비스 부문은 현물출자 방식으로 독립해 자회사가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로봇(현대로보틱스 가칭) 부문 자회사로 편입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분사를 고민해왔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그룹 내 주력 조선-해양-엔진 부문은 비조선 부문들을 먹여 살리는 구조가 장기간 유지돼 왔다. 그러나 조선-해양 업황이 급전직하로 떨어지면서 독자 생존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이제 각자 도생을 모색할 시기가 왔다는 것이 분사 결정 배경이다. 매출 비중을 확인해보면 조선-해양-엔진 매출 비중은 81.1%, 전기전자는 10.6%, 건설장비는 7.3%, 로봇은 1.6% 등이다.

이 때문에 분사를 통해 회사 주력인 조선-해양-엔진의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하고, 그룹으로 묶여있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비조선 부문의 개별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현대중공업 이사회 내부에서 많았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이번 회사 분할 이후 부채비율이 106.1%에서 95.6%로 낮아지게 된다.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것은 발주처로부터 선박 수주를 받을 때 ‘안정적 재무구조’를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현대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분할을 통해 부진한 조선 및 해양플랜트 시황으로 다른 사업부문들까지 저평가되는 상황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회사를 6개로 쪼개는 대단위 작업이다보니 분할에 대한 해석도 다각도로 제기된다. 우선 현대중공업의 최근까지 분사가 감원의 연장선상에 있었던만큼 본격적인 감원 계절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현대중공업 측은 “그동안의 분사가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앞으로는 각 부문별 핵심사업을 적극 육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모을 것이며, 이번 분사가 이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은 아니라도 장기적으론 승계구도를 염두에 둔 분사란 해석도 따라붙는다. 계열사중 알짜인 현대오일뱅크가 현대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됐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반면 현대중공업측은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분할결정이 승계구도나 지주사 전환 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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