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촛불집회 그 이후…] 100만 촛불, 우리의 일상이 된다

- 19일 100개 시군구 지역별 촛불집회

- 개인이 여는 지역별 촛불집회도 확산

- 집집마다 ‘박근혜 하야’ 현수막 걸기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 모였던 100만 개의 촛불이 주었던 열망은 시민들의 가슴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원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지는 모습은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시민들은 일상 속에 촛불을 켜고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설명=지난 12일 100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촛불집회로 ‘박근혜 정권 퇴진’을 향한 공통된 열망을 확인한 시민들이 각 지역에서 개인이 주축이 돼 일상 속의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경북 칠곡군에서 16일 열리는 ‘#우리동네_촛불집회’ 포스터.]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이번 주말 촛불집회는 전국 각 지역별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에서는 매일 오후 7시 종로구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열었던 ‘박근혜 퇴진 국민행진’을 이어 가는 대신 19일에는 전국 100개 시군단위에서 함께 촛불을 들기로 했다. 100만개의 촛불을 전국에서 들겠다는 얘기다. 대신 대규모 도심 집회는 오는 26일로 예고했다. 이같은 방침은 연이어 대규모 집회를 추진할 경우 목표한 인원을 채우기 쉽지 않고 실제 목표한 인원을 채우지 못할 경우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보다는 일상 생활 속에서 촛불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투쟁본부가 이끄는 대규모 집회 외에도 시민들이 주도하는 소규모 자발적 집회가 늘어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들이다. 수능 시험 당일인 17일 오후 7시에는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수험생들이 주축으로 모인 ‘박근혜 하야 고3 집회’가 열린다. 19일에도 영풍문고앞에서 청소년 시국대회가 열린다. 이들이 주도적으로 집회를 여는 것은 수능 시험을 목전에 둔 만큼 지난 12일 집회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월호 사건에서 국가의 무능을 겪은 직ㆍ간접적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12일 집회에 혼자 참여하는 사람들을 위해 열었던 ‘혼참러 오픈 채팅방’을 보다 확장한 ‘학생채널’을 만들고 촛불집회를 조직하는 것은 물론, 보다 폭넓게 다른 시민들과 함께 사회문제를 토론하는 창구를 만들기도 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지역별 촛불집회도 확신 일로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지난 12일 서울 지역 집회를 참가하지 못한 지역주민들을 위해 동구 율하동 반계 공원에서 200명 규모의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곳은 대구시 도심도 아닌 주택가였지만 집회에 참가하고 싶지만 현실적 어려움으로 주저했던 주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다. 정의당은 16일에는 북구 구암동 일대에서도 같은 형태의 집회를 이어간다. 

[사진설명=촛불집회는 1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 간의 정치적 소통의 장을 여는 계기도 되고 있다. 촛불집회 혼참러 오픈채팅이 계기가 돼 학생들이 모여 사회 문제를 토론하는 ‘학생채널’ 모집 포스터.]

경북 칠곡군 3지구에서는 16일 ‘#우리동네_촛불집회’라는 이름으로 작은 촛불집회가 열린다. 대구 시내조차 나가기 어려운 동네 사람들끼리 모여 시민들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취지다.

개인 차원에서 출퇴근 시간이나 여가 시간을 활용해 1인 시위 형태로 촛불집회를 이어가는 사람도 있다. 경기도 군포 산본신도시 주민들이 모이는 인터넷카페의 회원 ‘아침형인간’은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드는 운동을 하고 있다. 오는 18일에는 산본중심상가 일대에서 지역주민이 모이는 촛불집회도 열 계획이다.

‘역사 전쟁’의 저자이기도 한 역사강사 심용환 씨는 “하야가 민심이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집집마다 거는 ‘생활 하야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심 씨는 “1987년 6월항쟁도 근 한달 동안 뒤흔들어서 겨우 항복을 받아냈다”며 “100만명이 한번 모였다고 박 대통령이 하야한다는 건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본격적인 하야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생활 하야 운동의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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