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주스 섭취 3주 만에 ‘장내 미생물 지도’ 변했다

-농식품부ㆍ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결과

-비만 원인균인 페르미쿠테스 문 세균 점유율 반 토막으로

-장내 유익균인 페칼리박테리움 장내 점유율 두 배 증가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3주간 채소ㆍ과일로 만든 천연주스를 마신 결과 ‘장내 미생물 지도’가 바뀌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은 연구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제한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전체 장내 미생물 가운데서 비만의 원인으로 알려진 페르미쿠테스(Firmicutes) 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천연 주스를 마시기 전 41.3%에서 21일 후 21.8%로 거의 반 토막 났다”고 발표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분당서울대병원은 올 5월26일부터 식습관의 변화를 희망하는 가족을 모집했다. 만3∼5세 유아 26명과 이들의 부모 26명이 ‘21일 식습관의 법칙’의 대상자로 선발됐다.

연구팀은 이들 중 부모에겐 케일 240g, 브로콜리 80g, 사과 240g, 레몬 5g을 넣어 만든 천연주스가 매일 400㎖씩, 유아에겐 당근 55g, 방울토마토 30g, 사과 35g으로 만든 천연주스가 매일 80㎖씩 제공됐다.

21일간(7월21일∼31일) 채소ㆍ과일을 저속으로 착즙한 천연주스를 매일 한잔씩 마시게 한 뒤 마지막까지 남은 22가족(44명)의 혈액ㆍ분변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평균 5.1% 증가하는 등 미생물의 종류가 늘었다. 비만의 원인 세균인 페르미쿠테스 문이 전체 장내 미생물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1.3%에서 21.8%로 감소했다.

[그래픽=장내 미생물 변화]

전체 장내 미생물 중 유익균에 속하는 비피도박테리움 속과 페칼리박테리움 속 세균의 점유율은 증가했다. 특히, 유아는 페칼리박테리움 속의 점유율이 천연주스를 마시기 전 6.2%에서 21일 후 10.7%로 늘었다. 부모에서는 2.5%에서 6.1%로 증가했다.

반면 장내 유해균이자 잠재적 병원균인 박테로이데스 속과 포도상구균 속의 점유율은 감소했다. 전체 장내 미생물 중 박테로이데스 속의 점유율은 유아와 성인에서 각각 17.3%에서 8.1%로, 12.3%에서 9.5%로 줄었다.

이 교수는 “21일간 천연주스 섭취 후 페칼리박테리움 속의 장내 세균이 증가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페칼리박테리움 속 장내 세균은 건강에 유익한 짧은 사슬 지방산을 만들지만 부족하면 크론병 등 만성 장염이 유발된다는 보고가 있다”고 강조했다.

짧은 사슬 지방산은 수용성 식이섬유나 전분ㆍ당질의 발효로 생기는 물질이다.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대장에는 100조에 가까운 세균이 살고 있다. 이들은 소화 기능ㆍ배변 활동 뿐 아니라 면역력, 뇌 기능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건강한 300명 대상의, 5000개 가까운 샘플을 통해 사람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검사한 휴먼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에 따르면 사람 장내 미생물의 90% 이상은 박테로이데테스와 페르미쿠테스란 두개의 문(phylum)이 점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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