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실현 쉽지 않은 까닭은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제조업 일자리를 되찾겠다며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외치고 있지만 이를 실제로 실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이 함께 형성하고 있는 공급망을 어떻게 미국에서 구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비용 상승을 최소화하면서 중국과 같은 대규모 숙련 노동자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의 정교한 공급망과 인력이 트럼프의 공약 실현에 두 가지 장애물이라며 16일(현지시간) 이 같이 전했다.

트럼프의 바람대로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제조업 일자리를 모두 미국 내로 들여오려면 단순히 중국 내 조립 공정만 가져오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지리적 인접성을 활용해 촘촘한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공정들에 통째로 손을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경우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하고, 한국에서 메모리칩을 조달받고, 디스플레이는 일본 제품을 쓴다. 대만의 혼하이(폭스콘) 그룹, 페가트론 등이 중국에서 조립을 담당한다. 이 때문에 트럼프의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국만이 아닌, 아시아 여러 국가에 걸쳐 있는 협력 관계망과 공정을 미국에서 활용하거나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샌퍼드 번스틴의 알베르토 모엘은 트럼프가 “그의 임기 안에 (그러한 일을) 끝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해결 과제는 ‘인력’ 문제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데는 ‘숙련 노동자’가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지난해 12월 CBS의 ‘60분’에 출연해 중국 노동자들이 보유한 기술을 지닌 인력을 미국에서는 점점 더 찾기 어렵다는 점도 중국에서 조립을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만약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할 충분한 인력을 찾는다고 해도 비용 상승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적지만, 부품 배송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다. 시라큐스 대학교의 제이슨 데드릭 정보학대학 교수는 미국에서 아이폰7을 조립할 경우 한 대당 생산 비용이 30달러에서 40달러로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품까지 미국에서 만드는 경우를 상정하면 비용은 훨씬 더 큰 폭으로 뛴다. 데드릭 교수가 참여한 연구에 따르면 이 경우 제품 생산 비용은 한 대당 9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이 이러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아이폰의 소매 가격은 14%가량 뛰어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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