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 때문에 위안화 약세?…中경제 불확실성이 원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의 위안화가 하루가 멀다하게 떨어지고 있다. 트럼프발 나비효과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 효과라기 보다는 중국 내부의 자산 거품과 불안한 경제상황이 위안화의 약세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누가 백악관에 입성하는가와 관계없이 위안화 약세는 경제성장률을 견인하기 위해 유동성 확대에 의존하고 집값 폭락을 막아 온 중국 당국의 대가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세를 이어 가면서 거품 붕괴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의 전년 동기 대비 신규주택가격 증가율은 28.2%로 13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점 더 많은 중국인들이 투자처로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가속화되는 자본 유출이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7일 인민은행은 중국의 10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3조1210억 달러로 전달보다 457억 달러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코메르츠방크의 피터 킨셀라 신흥시장 외환 전략가는 이와 관련해 “1월 이후 최대 감소 폭으로 자본유출 압력이 증가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지도부 한 경제자문가는 “예측 가능한 미래에서만큼은, 자산 버블과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위안화 절하 기대감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주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최근 위안화 약세의 주된 원인으로 제시됐던 것은 ‘트럼프 효과’였다. 트럼프 당선과 함께 강(强)달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대중 ‘무역전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위안화 움직임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16일 ‘미국 대선 이후 아시아 신흥국 환율 점검’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아시아 통화 및 주가 약세는 트럼프 당선자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및 재정정책 확대 전망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 정책이 실행된다고 전제하면 (아시아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 압력이 지속하면서 통화 약세가 추세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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