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도 실세’ 정진석, 개헌론 주도하며 ‘대안 카드’ 존재감 확장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말년 언급은 논란 전망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새누리당 친박(親박근혜)계와 비박(非박근혜)계 사이에서 정국수습과 대청(對靑) 강경론을 주도하며 당내 ‘중도 실세’로 부상한 정진석 원내대표가 다시 한 번 개헌론 불붙이기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이후를 내실있게 준비하려면 권력구조의 개편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대안 카드’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상황이 어려울수록, 문제가 복잡할수록 우리는 헌법적 가치를 끌어안고 나아가야 하고, 이 어려움을 풀 해법 역시 헌법 개정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며 개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대학 은사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 뒤 “최 교수는 이번 국정마비 상황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킬 좋은 기회라고 했다”며 “저는 그 말을 곱씹으며 개헌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사진=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훈 기자 / [email protected]]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야권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야당을 이끄는 두 정치지도자는 박 대통령을 당장 끌어내리고 60일 내에 대선을 치르자고 하고 이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두 분 중 한 명이 60일 만에 벼락치기로 대통령이 되면 대의민주주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겠느냐”는 것이 정 원내대표의 지적이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문재인, 안철수 두 분이 그렇게 원하는 조기 대선을 하기 위해서라도 개헌을 해야 한다”며 “국민의 동의를 토대로 새 헌법을 만든 뒤 그 헌법에 따라 박 대통령의 임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비박계 권성동 의원 역시 “최순실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대통령제는 이제 생명을 다했다”며 “이제 통치구조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정 원내대표가 개헌론을 주창하는 과정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의 비극적 사례를 언급한 것은 논란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정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두 분이 (조기 대선을 통해) 대통령이 되면 친인척과 측근 비리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느냐. 문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전해진 거액 불법자금으로 노 전 대통령이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지 않았느냐”며 조속한 개헌시행을 촉구했다. 사실상 ‘최순실 게이트’와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을 동일시한 셈이다.

정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 중 어느 한 분 말로가 편한 분이 있었느냐. 이승만 전 대통령은 이국에서 초라한 말로을 맞이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흉탄을 맞았다.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은 감옥에 갔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며 “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대통령제 아래서는 임기 말 권력형 비리와 그로 인한 국정 마비가 필연적으로 터질 수밖에 없으므로 개헌을 서둘러야 한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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