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조사] 대통령 안오고 특검까지 통과…초라해진 檢, 공소장에 대통령 이름 넣을까

- 공무상 기밀누설ㆍ제3자 뇌물 등 주요 피의자 공소장에 ‘대통령 혐의’ 적시 여부 주목

- 朴대통령 변호인 조사 날짜 명시 안 해…檢 상황 보면서 전략적 대응하나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청와대의 일방적 거부 속에 결국 내주로 연기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발언만 믿고 있었던 검찰로서는 최순실(60) 씨 등 핵심 피의자에 대한 기소를 앞두고 되레 코너에 몰린 처지가 되고 말았다.

1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없이 최 씨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방안을 심도 깊게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청와대의 일방적 거부 속에 결국 내주로 연기되면서 검찰이 어떤 대응책을 꺼내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이름이 적시된다면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과 증거를 토대로 일단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대한 공범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 여기에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구상ㆍ설립ㆍ모금 과정 전반에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관여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제3자 뇌물죄의 공범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찰이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날 박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54) 변호사가 낸 입장자료에는 구체적인 날짜나 조사 방법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어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검찰의 수사 상황을 보면서 움직이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유 변호사는 “최대한 서둘러 변론준비를 마친 뒤 내주에는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짧게 언급했다.

선택지가 좁아진 검찰로서는 만만치 않은 난관을 돌파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무엇보다 섣불리 박 대통령의 혐의 연관 부분을 최 씨 등의 공소장에 적시했다가 검찰의 수사 상황과 법리 구성, 수사 전략 등이 그대로 청와대 등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 안종범(57)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정호성(47) 전 부속비서관의 구속기한이 각각 22일, 24일 끝나는 만큼 박 대통령 측이 조사를 그 이후로 늦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번 공소장에 박 대통령 관련 사안을 비워두고 내주 조사를 거쳐 법원에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청와대의 일방적 거부 속에 결국 내주로 연기되면서 검찰이 어떤 대응책을 꺼내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그러나 대기업 강제 모금과 청와대 문건 유출 등 주요 의혹들에 박 대통령이 직ㆍ간접적으로 모두 관여했다는 정황이 나온 상태에서 박 대통령의 관여 여부가 적은 혐의부터 먼저 기소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날 국회에서 이른바 ‘최순실 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한 점도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12월 초쯤 특별검사를 임명하면 검찰은 모든 수사자료를 넘겨주고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 사실상 길어야 3주 정도만 남은 ‘시한부 수사’가 된 상황이다.

향후 모든 지원과 국민적 관심이 특검으로 몰릴 것을 감안하면 검찰의 운신 폭이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다른 의혹까지 수사 영역을 광범위하게 확대하기보다는 그동안 진행해온 수사를 다지는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지금까지 최 씨 등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하여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며 “특별검사가 수사를 시작할 때까지 남은 기간 동안 계속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향후 특검 수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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