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자라서…중졸이라서”…편견성 발언 난무하는 SNS

- 박 대통령 변호사 “여성으로서 사생활 있다” 발언 화제

- 여성단체, “여자를 보호받아야 할 나약한 존재로…성차별적 발언”

- 여고생 발언 두고 시위대 일부는 “여고생이 제법인데” 편견성 발언

- 전문가, “평소 시각이 드러나는 것…진정한 민주주의는 성평등에서 시작”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60) 게이트를 둘러싸고 ‘대통령’이란 권력주체에 대한 비판이 아닌 ‘여성’을 향한 비하와 혐오발언이 SNS상에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집회 현장에서 발견되거나 대통령 변호인의 발언에서도 비쳐지고 있어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진=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회운동 중에 여성폄하와 비하 발언들이 SNS와 시위현장에서 난무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숙명여자대학교에 게시된 대자보, ‘내가 시위에 가지 않은 이유’ 이미지. 대자보는 “시위 나온 여자들 몰카를 찍어 못생긴 시위녀, 예쁜 시위녀로 나누어 품평을 한다고 한다”며 현장에서 느낀 여성 비하 현상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 15일 서울고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주 예정된 검찰 수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대통령도 여성으로서 사생활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16일, 유 변호사의 발언에 대해 “성차별적 발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검찰은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을 수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헌법질서를 파괴한 것에 대해 조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단체 관계자는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발언에 대해 “여성은 약하고 특별하게 보호받아야 하거나 배려 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성차별적이고 성별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발언”이라며 “이 사태는 ‘여성’이라서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 변호사의 발언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차별적인 발언은 100만 명의 시민들이 모인 촛불 집회 현장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최근 숙명여자대학교에 게시된 대자보는 ‘내가 시위에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평화시위라는 이면 아래 여자들은 여전히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해당 대자보는 “시위 나온 여자들 몰카를 찍어 못생긴 시위녀, 예쁜 시위녀로 나누어 품평을 한다고 한다”며 “시위 현장에서 일부러 몸 밀착하고 심지어 성추행을 당한 여자들이 부지기수”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5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차 범국민행동’ 집회에서 사회자가 행사를 진행하던 도중 박근혜 대통령를 지칭해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을 사용하면서 많은 참가자가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측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주최 측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린 바 있다.

학력 차별을 조장하는 발언도 난무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6일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에 대해 “최씨 모녀가 전대미문의 심각한 교육 농단을 저질렀다”며 고등학교 졸업 취소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시교육청이 정 씨의 담당교과 교사들로부터 그가 공문도 없이 ‘출석 인정 조퇴’를 비정상적으로 인정받는 등 출결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고교 졸업 취소를 위한 법률 자문 절차애 들어간 것이다. 이를 두고 SNS 상엔 ‘중졸이라 이제 어떡하냐’, ‘중졸이라 망했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자칫 실제 최종학력이 중학교이거나 초등학교인 사람들에 대한 비하 발언으로 이어질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한 누리꾼은 “초졸이라도, 중졸이라도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잘 살아가는 이들이 더 많다”며 “한 개인의 일탈을 특정집단 전체를 비하하는 데 쓰면 왜곡”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집단에 대한 기존의 편견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를 통해 드러나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게이트는 대통령으로서 개인의 비리인데 이를 여성 일반의 문제로 보면서 폄하하는 것은 우리 사회 여성 전반에 대한 시각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여성이기 때문에 성별성이 강조되는 방식은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개인을 폄하하는 왜곡된 시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교수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는 성평등을 비롯한 평등”이라며 “이번 게이트를 둘러싼 시민들의 운동 과정에서 드러난 여성비하와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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