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분오열 새누리당] 이정현 ‘호위무사’ 박명재도 결국 사퇴

사무총장 공석…친박 사면초가

‘최순실 게이트’로 새누리당 지지율이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도 이정현 대표의 곁을 지킨 친박(親박근혜)계 ‘호위 무사’ 박명재 사무총장이 결국 사퇴를 선택했다. 아직 당 지도부에 이장우ㆍ조원진ㆍ최연혜 최고위원 등 초재선 강성 친박 그룹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이 공석이 됐다는 점에서 이 대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무총장은 1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사퇴문을 발표했다. 박 사무총장은 “어제 당 사무처 당직자 비상총회에서 이 대표 및 현 지도부의 사퇴와 비상시국위원회 해체를 촉구하는 결의가 있었다”며 “이와 관련해 사무처 당직자들의 충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사무총장직을 사임하기로 했다”고 했다.

박 사무총장은 비박(非박근혜)계 주도 비상시국위원회가 ‘친박계 지도부 사퇴’ 요구를 공식화한 당시부터 당내와 지역의 ‘사퇴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표의 거듭된 만류로 현재까지 직을 유지했다. 박 사무총장은 재선 의원임에도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한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 6월 당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에 임명됐으며, 이후 8ㆍ9 전당대회 개최를 주관하고, 현 지도부에 그대로 유임됐다.

박 사무총장이 사퇴하면서 이 대표를 위시한 친박계 지도부는 사면초가에 처하게 된 양상이다.

사무총장은 당의 조직과 자금을 관리하는 위치에 있다. 앞서 나경원 인재영입위원장과 김현아ㆍ이상휘 대변인 등 비박계들이 사퇴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당 조직 이 ‘누더기’가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온건 친박 성향 의원 일부의 이탈을 점치는 의견도 나온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박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정치적 ‘낙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직접 비주류 회의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친박과 거리를 두려는 의원이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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