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한일군사정보협정 17일 차관회의 통과…다음은 22일 국무회의 의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일군사정보협정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린 차관회의에 상정돼 통과됐다. 이 협정안은 다음 단계로 오는 22일 열리는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다음주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자리를 비울 예정이어서 22일 국무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의 국민적 지지율이 5%대를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해 한일군사정보협정을 심의, 의결될 경우 국민적 반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일군사정보협정안은 이날 오후 17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차관회의에 상정됐다. 국방부가 온갖 비난과 여론 악화에도 불구하고 협정 체결 강행 의사를 보이고 있어 차관회의 통과는 회의 전부터 기정사실화됐다.

 

17일 차관회의가 열린 정부서울청사 전경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회의 전 "17시 열리는 차관회의에 한일군사정보협정 안건이 상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차관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된다”며 “국방부가 한일군사협정 체결에 목을 메고 있으니 통과 안 될 리가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한일군사정보협정은 지난 2012년 당시 이명박 정부가 체결하려다 밀실 추진 논란이 불거지며 국민적 반감이 커져 결국 무산됐다.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4년만에 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 재추진 방침을 갑자기 밝혀 다시 한 번 국민적 논란이 촉발됐다.

이어 지난 1일 한일 국방부와 외교부 과장급 실무진 1차 협의, 지난 9일 2차 과장급 실무협의를 거쳐 지난 14일 3차 과장급 실무협의에서 가서명 단계에 도달했다.

가서명은 양측이 사실상 협정 문안에 모두 합의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 협정 체결을 위해 남은 건 한일간 형식적인 절차 뿐이다.

17일 차관회의를 통과하면 22일 국무회의에 상정되고, 이마저도 통과하면 대통령 재가를 거쳐 발효된다.

국방부는 이 협정을 갑자기 체결한 원인으로 4차와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 협정은 박근혜 대통령 지시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이런 의혹이 불거지나 이를 부인하고 국방부 건의에 따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결정해 추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4년 전 국민적 반대가 높아져 대통령 재가 직전 무산된 이 협정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협정 재개를 결정할 사람은 대통령 외에는 없다는 점에서 국방부의 해명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국방부 해명이 대통령 지시나 의중 없이 청와대 NSC가 별개로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일군사협정 재추진이 박근혜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그렇지 않다”면서 “유관부처간 충분한 협의를 거쳐 국방부가 건의해 NSC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그는 조만간 체결 예정인 한일군사정보협정 최종 서명자에 대한 질문에 “국방부 장관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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