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로드맵 가져오라” 비박 “李 사퇴하면 쇄신책 제시” 대치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비상시국회의’를 꾸려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비주류를 향해 “대책 없이 이정현을 물러나라고 했다면 그들의 책임”이라며 “당을 개혁하고 쇄신하는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자신의 사퇴와 당 해상늘 촉구하는 비주류에게 당 혼란의 공동책임을 물으며 대안 제시의 공을 넘긴 것이다. 비주류는 “이 대표가 사퇴해야 쇄신책을 제시할 수 있다”며 양보 없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의 사퇴 문제로 당이 두 갈래, 세 갈래로 갈라지는 걸 보고 최고위원, 당원들과 상의 끝에 (당 수습) 로드맵을 날짜까지 박아서 제시했다”며 “그때부터 오는 당의 혼란과 개혁과 쇄신 방향의 책임은 저를 대책없이 사퇴하라 했던 그분들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조건 없는 사퇴를 요구하는 비주류에게 공을 넘긴 것이다.


이 대표는 내년 1월 21일에 조기 전당대회를 열고, 늦어도 한달 전인 12월 20일께까지 사퇴하겠다는 일정을 발표했지만 비주류는 “조기 전당대회는 말도 안 된다”며 지도부 즉각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요구하고 있다.

비상시국회의 실무를 맡은 황영철 의원은 이 대표의 요구에 대해 ”이 대표가 사퇴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우리들은 언제든지 당 쇄신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다”며 ‘선(先) 사퇴 후(後) 로드맵’을 주장했다.


황 의원은 “당 지도부가 계속적으로 지도 체제를 유지하려고 하니까 계속 해법을 못 찾고 있는 거 아니냐”며 “이 대표는 사퇴한 뒤 전당대회를 하자는 거지만, 우리는 이 대표가 사퇴하면 비대위를 구성해 당을 어떻게 쇄신하고 변화시킬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며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강석호 의원은 “우린 벌써 로드맵을 줬다. 지도부는 사퇴하고 비대위를 꾸려 당의 여러가지 문제를 논의하고 심지어 당을 해체하는 수준까지 가자는 로드맵을 벌써 던졌다”며 “더 이상 구체적인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 의원은 비상시국회의 12인 대표자 중 한 사람이다.

이 대표의 ‘역공’을 비주류가 수용하지 않으면서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 좁혀지지 않는 대치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사퇴, 전당대회 일정을 구체적으로 예고하면서 갈등이 길어지면 비박계에 불리한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공을 받아든 비박계의 국면 전환을 위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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