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는 금메달 보여주고, 교수는 탈락생 호명하고…‘입시농단 합작품’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 부정이 정씨와 일부 교수들의 ’합작품‘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반입이 금지된 금메달을 갖고 들어가 교수들에게 보여주고, 면접위원은 과락 대상자의 수험번호를 호명해 정씨 부정입학을 이끌어냈다. 교육부는 이화여대에 정씨 입학 취소를 요구하고 관련 교수들을 고발하고 수사의뢰기로 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에 대한 이화여대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교육부는 1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씨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이화여대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정유라씨의 입학을 취소하도록 이화여대에 요구한다”며 “입학과 학사관리에서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정씨에 부당한 특혜를 제공한 당시 입학처장과 담당과목 교수들에 중징계를 요청한다. 이화여대에 대해선 입시부정에 따른 재정제재로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사업비 감액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또 “정유라의 체육특기자 입시 및 학사관리 과정에서의 특혜 제공과 관련해 혐의가 인정되는 해당 교수들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는 한편 추가 확인이 필요한 최순실 모녀와 최경희 전 총장 등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한다”고 했다.

▶교수들과 정유라의 ‘입시비리 합작품’=교육부 감사에서 드러난 정씨와 일부 교수들의 ’입시 농단‘은 뻔뻔함의 극치였다.

이화여대는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전형 원서접수 마감(2014년 9월15일) 이후인 9월 20일 정씨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사실을 미리 알았다.

남궁곤 당시 입학처장은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 중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강조했고, 지침과 달리 면접고사장 내에 금메달 반입을 허가하는 등 면접평가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정씨는 역시 적극적으로 부정 행위를 저질렀다. 반입금지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갖고 면접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요청하는가 하면, 면접 당시에도 테이블 위에 금메달을 올려놓고는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는 묻는 등 공정성 저해 행위를 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면접위원들은 이에따라 정씨에게 높은 점수를 줬고, 일부 면접위원은 정씨보다 서류 점수가 높은 수험생들을 떨어뜨리기 위해 과락대상자의 수험번호를 호명해 위원별 점수를 조정하는 등 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교수가 과제물 대신 내고 학점 부여=입학 후 출석과 학점에서도 정씨에게 비정상적인 특혜가 쏟아졌다. 정씨는 1학년 1학기(1과목)부터 2학년 1학기(6과목), 여름학기(1과목)까지 총 8개 과목의 수업에 한 차례의 출석이나 출석대체 자료가 없음에도 출석이 인정됐다.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거나 부실한데도 부당하게 성적을 받았다.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의 경우 다른 학생들은 의상 디자인 및 제작과정 설명과 함께 시제품을 교수에게 제출한 데 반해 정씨는 단순히 기성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제출하고 과제물로 인정받았다. 정씨가 기말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자 담당교수가 직접 ‘액세서리 사진,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정유라가 제출한 것으로 인정하고 학점을 주는 어이없는 특혜도 있었다. ‘코칭론’ 수업에선 다수의 맞춤법 오류, 욕설, 비속어 사용 등 정상적인 과제 수행으로 볼 수 없음에도 이를 인정했고,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의 경우엔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는데도 정씨 이름의 답안지가 제출돼 대리시험 의혹을 사기도 했다.

▶교수들은 ‘특혜’ 제공하고 ‘혜택’ 받고=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교수들은 달콤한 혜택을 받았다. 교육부는 교수들이 정씨에 각종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연구비를 부당하게 수주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한 결과, 김모 학장은 6개 과제, 이모 교수는 3개 과제 등 총 9건의 과제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는 소관 3개 과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선정절차상 하자나 부당수주 등 비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미검수 잔금 지급 및 부당 하도급 허용에 따른 손실발생, 회의비 부당사용 및 외유성 국외출장 등의 연구비 부당집행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준식 부총리는 정씨의 입학 및 학사 특혜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 부분은 이번 감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최순실 모녀에 의한 입시부정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번 감사 내용도 청와대에 중간보고한 적 없다”며 “대학을 관리 감독하는 교육부 차원에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입시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2019년 시행으로 예정된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대책 시행을 앞당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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