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연연하지 않겠다?…그룹 다잡기 나선 김승연 회장

경영공백 우려 불식 총력전

방산 등 초점 내년사업 구상

‘최순실 게이트’가 정치ㆍ경제ㆍ사회를 망라한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의 핵으로 자리하면서 재계 역시 이를 비껴가기 힘든 상황이다.

김승연 회장

재계를 대표하는 7개 그룹 총수들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으며 경제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그룹 경영의 발걸음을 재촉하며 경영 공백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8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연하지 않고 그룹 경영의 큰 그림을 그리며 내년 사업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0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일찌감치 마치고, 조직문화 혁신안을 발표하며 그룹 혁신의 포석을 마련했다.

디테일한 경영 지시보다 각 계열사의 현실에 맞는 자율ㆍ독립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김 회장의 ‘선 굵은’ 경영스타일에 따른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그룹이 어수선했는데, 빠른 속도로 분위기가 잡히며 경영 차질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며 “아직 내년 사업 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방산, 유화 부문의 사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김 회장의 내년 사업 방향을 시사했다.

김 회장은 지난 16일에는 테리 매콜리프(Terry McAuliffe) 미국 버지니아주 지사와 만나며 재계 ‘미국통’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현지 사업 강화에도 무게를 실었다.

이날 환담은 기대를 모았던 미국 태양광 사업 확대가 힐러리 클린턴의 낙마로 불투명해진 가운데, 새로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의 친환경 재생에너지 정책 변화 기류를 미리 파악하는 자리였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또 김 회장은 IT 벤처, 방위산업 등 한국 기업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버지니아 주에 앞으로도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화는 그룹 계열사의 지분 조정을 통해 태양광 사업 강화의 기반도 마련했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16일 2500억원을 출자해 한화큐셀코리아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0.15%를 확보하며 이 회사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유상 증자를 3세 경영에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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