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최순실 관련자 퇴출” 남경필 “탈당 고민” 유승민 “친박ㆍ비박 합의”…갈라진 비박계

-김무성 “최순실이 영향 미쳐 당에 들어온 사람 전부 퇴출시켜야” 남경필 “친박 지도부 버티면 중대 결심해야” 친박에 날 세우기

-유승민 “비상대책위원회는 친박ㆍ비박 합의로 구성돼야”…사실상 친박 포용

-친박 지도부 연일 김무성ㆍ남경필 저격, 친박계 일각 유승민 당 대표 추대 분위기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이정현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새누리당 비박계가 ‘딴 살림’을 차렸지만 각론에서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비박계 의원들이 주도하는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인 김무성ㆍ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 대표의 1ㆍ21 조기 전당대회 로드맵에 반대하고 하루라도 빨리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해야 한다는 데에서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친박 배제와 분당 감행 여부를 두고서는 이견을 보인다.

김무성 의원은 18일 오전 이 대표 퇴진 단식 농성을 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청와대와 정부, 우리 당에 최순실이 영향을 미쳐서 들어와 있는 사람들 전부 찾아내서 퇴출시켜야 한다”며 “그걸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왼쪽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승민 의원.]

자신이 대표로 있었던 4ㆍ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최 씨 개입설에 대해서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국민 공천제로 했던 87.43%를 제외한 나머지, 특히 비례대표 부분에서 나는 전혀 손댈 수 없었기 때문에 그 내용은 제가 알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친박으로 공천 받은 의원들과 비례대표 의원들을 자극하고, 정계은퇴와 탈당 등을 압박한 것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남 지사는 17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친박 지도부가 국가적 위기 극복을 끝까지 가로막으면 결심을 해야 할 것 같다”며 “결정하는 시점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재창당 과정에서 친박 핵심을 배제하고, 이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집단 탈당과 분당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는 비상시국위원회 입장과 대동소이하다. 비상시국을 이끄는 중진의원들은 모임을 꾸린 초기에 “국정파탄의 책임이 있는 당내 인사들은 2선 후퇴와 정계 은퇴 등으로 국민 앞에 책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비상시국 실무를 맡은 황영철 의원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내부에서 이 대표가 끝까지 사퇴하지 않고 친박이 당 지도부로서 역할을 계속 하겠다면 결단을 해야 하지 않겠나, 이런 의견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의원의 입장은 조금 결이 다르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서초구 한 호텔에서 특강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1월 전당대회까지 도저히 기다릴 수 없다. 비대위 체제로 하루 빨리 가는 게 맞다”면서도 “다만 비대위 체제가 당내 친박ㆍ비박 계파 싸움으로 비치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해, 친박ㆍ비박이 합의 할 수 있는 구성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재창당 과정에서 친박계를 포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탈당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유 의원은 지난 17일 “당이 크게 쪼개지고 분당되는 사태는 정말 없었으면 좋겠다. 저 스스로 당을 뛰쳐나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으며, 가급적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비주류 대표자들도 의견이 갈리며 지도부 퇴진 요구에도 추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박 지도부도 비주류 분화를 부추기려는 듯 연일 김 의원과 남 지사를 실명으로 겨냥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17일 “남 지사야말로 부모로부터 부와 명예를 이어받아 새누리당에서 5선 국회의원을 하며 공천 받아 경기도지사가 된 분”이라며 “몇 퍼센트 지지율도 안 나오는 후보가 당 가르고 당 깨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건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공격했다.

김 의원에 대해선 “특정 계파를 모아 당을 분열시키는 김 전 대표에게 촉구한다”며 “이 당에서 사무총장, 원내대표, 당 대표를 역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고 당이 위기에 빠져 석고대죄할 분이 거꾸로 당에 돌을 던지고 분열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일 비상시국회의를 공격하는 친박 지도부는 아직 유 의원을 직접 거론해 비난하지 않았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1ㆍ21 전당대회에서 유 의원을 당 대표로 추대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이 드러나며 유 의원이 ‘배신의 정치’를 한 게 아니라 대통령에 직언을 해서 멀어졌다는 명분이 생겼다”며 “유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중도층과 무당층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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