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단축형’ 개헌론…국민투표로 심판하나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여야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방안으로 ‘임기단축형 개헌론’이 오르내린다.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강행하고 탄핵도 절차가 복잡하다면, 차선책으로 개헌을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란 주장이다. 탄핵이 국회의 심판을 받는다면 개헌은 국민투표로 직접 심판을 받는 것이란 명분도 더했다.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에는 박 대통령의 ‘하야’나, 하야에 준하는 ‘2선후퇴’ 선언이 가장 부합된다. 하지만 연이어 인사권을 강행하는 등 박 대통령의 답은 ‘명확한 거부’에 가깝다.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박 대통령이 이를 계속 거부하면 강제 수단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이다.


탄핵 절차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이 역시 정치적 역풍 외에 여러 현실적인 한계가 거론된다. 국회를 통과하려면 야권 외에 새누리당 의원 29명의 찬성이 추가로 필요하고, 헌법재판소에서 9명 중 6명이 이를 찬성해야 한다. 더 큰 고민은 시간이다. 탄핵 과정에서 최장 6개월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 입장에선 오히려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다.

개헌을 대안으로 거론하는 배경에는 탄핵보다 오히려 개헌이 더 절차가 간소하다는 데에 있다. 개헌은 재적의원 3분의 2(200명)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면 30일 이내에 국민투표를 통해 곧바로 효력을 발휘한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최근 “박 대통령이 끝내 국민을 거역하는 상황에 대비해 탄핵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만약 국회 탄핵소추가 여의치 않으면 임기단축 개헌 등 ‘국민탄핵’ 방법도 검토해야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심 대표가 ‘국민탄핵’이라 강조한 데에는 임기단축을 명시한 개헌은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즉, 탄핵 절차는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달렸다면, 개헌은 국민투표로 결정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최근 “조기대선을 하기 위해서라도 개헌을 해야 한다. 국민 동의를 토대로 새 헌법을 만든 뒤 그 헌법에 따라 박 대통령 임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투표로 임기 단축을 결정하고 현실적으로 그나마 빠른 시기에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선 장점으로 꼽히나, 개헌 자체가 내재하고 있는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이미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 논란이 불거지기 전부터 여야 공히 개헌은 주요한 화두였다. 자칫 개헌론으로 대안을 모색하다 보면 임기단축형이란 취지와 달리 갖가지 개헌론이 대두될 수 있다. 야권에서 개헌론이 국면전환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또, 87년 체제 이후 30년 만에 이뤄지는 개헌이 본래 취지와 무색하게 낭비될 수 있다는 반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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