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공소장 살펴보니…] “박 대통령 기업총수에 직접 모금 요청”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20일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60) 씨의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의 범행 가담 사실이 구체적으로 적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통령은 기업 총수들을 직접 만나 모금을 요구하거나,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법원이 공개한 최 씨의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명시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범행은 대체로 최 씨가 범행계획을 세우면,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안 전 수석은 직접 혹은 더블루케이나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을 통해 기업들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씨 소유 회사들이 기업들로부터 이권을 취하는데 박 대통령이 적극 가담했다는 결론이다. 


▶朴··· 포스코 회장에 “더블루케이가 자문할 것 女 배드민턴팀 만들어달라” =검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포스코그룹 회장 권오현 씨와의 단독면담 자리에서 ‘여자 배드민턴 팀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더블루케이가 자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안 전 수석은 면담이 끝난 뒤 권 회장에게 더블루케이 관계자들의 연락처를 전달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최 씨가 이같은 내용의 기획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씨가 포스코에서 배드민턴팀을 창단하고, 더블루케이가 선수단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내용의 계획을 짰다는 것이다.

경영난에 봉착했던 포스코는 여자배드민턴팀 창단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최 씨는 K스포츠 관계자들을 통해 안 전 수석에 분노를 표출했다. 안 전 수석은 K스포츠관계자들에 ‘VIP께 보고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포스코 측에 ‘청와대 관심사항이니 더블루케이와 잘 협의하고 포스코에 있는 여러 종목을 모아 스포츠단을 창단하는 대안도 생각해보라’고 전했다.

결국 포스코 측은 16억여원을 들여 펜싱팀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선수단의 매니지먼트는 더블루케이가 맡게 됐다. 

▶ 朴··· 崔 회사 팸플릿 현대차에 전달ㆍ압박=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시켜 최 씨가 실소유한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수주하라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압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대통령이 지난 2월 15일 안 전 수석에게 플레이그라운드의 회사 소개 자료를 건네며 ‘자료를 현대차에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는 대통령과 8개 그룹 회장들의 단독 면담을 앞둔 시기였다. 안 전 수석은 면담을 마친 뒤 현대차 부회장에게 ‘플레이그라운드가 현대차 광고를 할 수 있도록 잘 살펴봐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기업 총수들과의 단독 면담이 마무리될 무렵, 안 전 수석에게 재차 플레이그라운드의 광고 수주를 당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를 전달받은 현대차 측은 이미 광고를 발주할 회사가 정해져있음에도 그룹 계열사인 주식회사 이노션 대신 플레이그라운드를 발주사로 끼워넣었다. 결국 현대차는 플레이그라운드에 지난 4월부터 5월 한달 동안 70억 6627만원 상당 광고 5건을 맡겼다. 검찰은 현대차가 각종 인허가에 어려움을 겪거나 세무조사를 당하는 등 기업활동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입을 것을 우려해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해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시켜 최 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흡착제 제조업체 KD코퍼레이션의 납품을 현대차에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 朴··· “롯데그룹 75억원 진행 상황 챙기라”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안 전 수석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단독 면담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면담에 앞서 ‘롯데그룹이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 75억 원을 부담키로 했으니 진행상황을 챙기라’고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 씨가 K스포츠 재단의 사업과 관련해 이권을 챙길 목적으로 더블루케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이권을 챙기기 위한 사업안을 마련해 대통령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씨에게 ‘롯데그룹과 이야기가 다 되어있다’고 들은 더블루케이 관계자들은 롯데 측에 출연금을 요구했고, 롯데그룹은 6개 계열사를 동원해 지난해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보냈다. 

▶朴··· “GKL과 더블루케이 용역계약 맺을 수 있도록 주선하라” =검찰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공기관 GKL과 더블루케이 간 용역계약에도 깊숙이 관련돼있다. 

검찰은 최 씨의 공소장에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3일 안 전 수석에게 ‘GKL과 더블루케이 간 스포츠팀 창단,운영과 관련해 용역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주선하라’고 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에 같은 내용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후 더블루케이 관계자들은 GKL에 배드민턴 및 펜싱선수단을 창단한 뒤 매년 80억원 상당 용역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 계약 체결이 늦어지자 김종 문체부 2차관이 계약 금액을 줄인 조정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양측은 조정안에 따라 협상을 진행해 ‘GKL-선수-더블루케이 3자간 ’장애인 펜싱 실업팀 선수위촉계약‘을 맺었다.

▶ 朴···‘崔 측근 홍보전문가 KT 채용될 수 있도록 하라’ =대통령은 또 지난해 1월과 8월 안 전 수석에게 최 씨의 측근인 홍보전문가 이모 씨와 신모 씨를 KT에 채용시키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씨는 자신의 측근을 대기업 광고업무 책임자로 두려는 큰 계획 아래 측근 차은택의 지인을 추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 전 수석은 KT 황창규 사장에게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했고, KT측은 요구대로 이모 씨를 전무급인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신모 씨를 IMC본부 그룹브랜드지원담당으로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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