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색 드러낸 트럼프…멕시코 공장에 속타는 기아차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탈퇴 혹은 재협상을 선언하는 등 대선 기간 내내 보였던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예상대로 통상 정책을 크게 흔드는 트럼프式 정책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북미 수출을 고려한 멕시코 진출 기업들에 특히 비상이 걸렸다. 지난 9월 멕시코 공장 준공식 올린 기아차 역시 북미 판매 상당 부분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묘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 전경 [사진제공=기아차]

20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가 준비한 ‘무역 200일 계획’ 문건에는 트럼프 행정부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유화적인 무역 정책을 뒤집고 미국 노동자와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기 위해 협상하겠다는 방침이 담겼다.

이 문건은 트럼프 행정부 무역 정책의 5대 원칙으로 NAFTA 탈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 불공정 수입 중단 등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취임 첫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NAFTA 재협상을 요구토록 하고, 취임 100일째에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 세부 조사에 들어가며, 200일째에는 의회가 대통령에게 무역 진흥을 위한 특별 권한을 주도록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멕시코 진출 기업들이 멕시코 생산물량을 관세 없이 북미로 수출했던 기존 질서가 흔들리게 됐다.

그 중 멕시코 공장 생산을 막 시작한 기아차의 경우 멕시코에서 북미 등으로 80% 이상을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NAFTA 관세혜택이 없어지거나 크게 줄 경우 이에 대한 대안마련이 불가피해진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적인 발표가 없고, 가시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어 기아차로서는 당장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아직 멕시코 공장에 대해 명확한 전략이 정해진 바는 없다. 미 통상정책 변화에 대해 현재로서는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북미 수출 감소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컨틴전시 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룹 최고경영진에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동차 기업인 포드는 트럼프 당선인 경고에도 멕시코 생산 계획을 유지키로 했다.

미국 포드자동차의 마크 필즈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당선인의 ‘멕시코산 자동차에 관세 35% 부과’ 공약과 관련해 “미국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과 상관없이 소형차 전 차종의 멕시코 생산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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